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면서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찾는 사람들이 서서히 늘고 있다. 이에따라 에어컨 제조업체에서는 계절적 특수를 기대하며 경쟁적으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올해의 에어컨 시장은 기능과 성능의 강화는 물론 ‘디자인’이 새로운 개념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백색 위주의 규격화된 색상이 검정과 자주색·하늘색 등으로 화려해졌고, 외향은 패션 전문가의 감각이 도입된 다양한 디자인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이로인해 ‘에어컨은 더 이상 전자제품이 아닌 인테리어 가구’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디자인이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올해의 가장 특징인 에어컨의 디자인화 작업은 삼성전자가 냉장고와 세탁기 등의 가전제품에 패션 전문가 ‘앙드레김’의 디자인을 가미했던 것으로 에어컨에 도입하면서 시작됐다. 삼성전자는 최근 검정과 자주색 바탕에 꽃무늬를 첨가한 앙드레김 시리즈 모델을 주력제품으로 잇따라 출시했다.
삼성측의 이같은 시도는 업계내에서 ‘앙드레김 스타일’이란 용어가 통용될 정도로 확산됐고, 여타 제조업체들도 디자인을 강조하면서 표면을 유리판넬로 처리한 고급스런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LG전자는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의 디자인을 에어컨에 도입하면서 고급가구와 같은 디자인(스탠드형)에 한폭의 풍경 사진액자를 연상케 하는 제품(액자형) 등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에어컨이 실내공간의 한켠을 차지하는 인테리어로 변신한 것. 따라서 소비자들의 에어컨 선택기준도 예전의 단순 기능면에서 실내 분위기와 어울리는 인테리어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기능면에서는 공기청정기 기능 등을 기본바탕으로 위·아래와 양쪽면에서 바람이 나오는 입체냉방이 특징적이며, 벽걸이형의 경우 폭이 좁아지고 너비가 길어진 제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같은 기능과 디자인이 첨가된 제품은 지난해까지 선보였던 일반 및 고급형, 디럭스급 보다 한단계 위인 프리미엄급으로 불리면서 평균 가격대가 10만원 내지 20만원 정도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
일반적인 에어컨 가격대는 멀티형(21평 기준, 슬림+벽걸이)이 140만원∼180만원, 슬림형(8∼12평)이 80만원∼100만원, 룸형(4∼8평)이 40만원∼60만원 사이에서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의 입장에서의 고민거리는 에어컨을 구입시기를 결정하는 것. 제조업체별로 공급량 조절을 위해 가격할인과 다양한 사은품 증정이 실시되는 예약판매는 이미 지난달말로 마감됐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구입하자니 다소 손해를 본 듯한 느낌이다. 에어컨의 본 시즌인 6월말께부터 업체간 경쟁으로 가격이 하락하는 기회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보다 구입시기를 앞당길 것을 주문한다.
본격적인 에어컨 판매시점에서는 주문량 폭주에 따른 배송지연 현상 등으로 인해 에어컨을 제때 구입·설치하는게 어렵기 때문이다.
이마트 전주점 윤희상 가전담당은 “소비자들로서는 지금이 구입시기를 결정하기가 어려운 시점”이라면서 “그러나 본 시즌에서의 가격 하락폭은 그리 크지 않고, 본 시즌에서는 배송지연은 물론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에어컨 설치 등의 문제점을 감안하면 미리 구입하는게 낫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