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비리 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을 제재할 수단은 법원의 유죄판결 외에는 없었다. 인사전횡이나 선심행정, 정책실패 등에 대해서는 제재가 불가능했다. 당선자가 버티면 임기가 끝날때 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주민소환제의 도입 당위성이 여기에 있었던 것이다.
물론 지난해 이 법률이 통과되면서 정당과 각종 이익단체의 악용이나 남발로 지방행정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견해들이 제기됐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적용시기 등을 제한하는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놓았다.
그러나 이같은 우려보다 이 법률의 실효성에 대한 지적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현실성이 떨어져 겉만 요란했지 실속은 없는 외화내빈에 그칠 것이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먼저 주민소환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다. 법률은 투표청구를 위해 필요한 대상자 수를 소환 대상에 따라 10∼20%로 규정했다. 청구인 수만 해도 수천∼수만명에 달하는데다 소환 대상자를 사퇴시키게 하기 위해서는 유권자 3분의 1이상이 투표해 유효투표중 과반수 찬성이 있어야 한다. 현재 치러지고 있는 지방선거 투표율이 30∼ 50%대이고, 재·보궐선거의 경우는 그보다 훨씬 낮아 20% 안팎인 상황을 감안하면 평일 치러지는 투표장에 나갈 주민이 그리 많지 않을 것임은 불 보듯 뻔하다.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총 투표인 수를 완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취임후 1년 이내와 임기말 1년 내에는 소환을 청구할 수 없어 4년 임기중 절반만 소환이 가능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제도 시행전에 성공여부를 예단하는 것은 성급할 수 있다. 하지만 제도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문제점 지적에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제도 시행으로 선출직 공직자의 지나친 위축이나 지방의회의 파행, 인기에 영합한 무리한 지역정책 추진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이 제도가 지방자치의 책임성 담보를 위한 안전장치에 그칠 수 있도록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은 지역과 주민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자세를 다시한번 다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