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사람에게 띄우는 엽서한장] 다시 스무살로 돌아간다면 운동장에서 공을 찰까

임상기(수필가·문협김제지부장)

친구가 올린 포르투갈 가수 Bevinda가 부른 <다시 20살이 된다면> 이라는 노래를 듣다가 울컥 눈물이 났습니다. 슬픈 곡조 때문이 아니라, 지평선이 사라지고 샘물이 말라버린다 해도 그대 없이는 살지 못한다는 가사 때문이 아니라, <다시 20살이 된다면> 이라는 노래의 제목을 보는 순간 목이 메었던 것입니다.

 

다시 20살이 된다면 나는 무엇을 할까? 운동장에서 공을 찰까, 아니면 지리산을 종주하며 대지의 기운을 느낄까? 그 시절에 하지 못한 일을 모두 할 수 있을까? 그러나 다시 20살로 돌아갈 수 없어 절망하였습니다. 눈물이 흐르지만 슬퍼서 흘린 눈물만은 아니었습니다. 다시 20살이 되었다는 생각만으로 기운이 솟고 행복하여 흘린 눈물이었습니다.

 

내가 80살쯤 되던 어느 날 타임머신을 타고 50살로 돌아왔다는 상상을 하였습니다. 지금 이 순간 다시 50살이 되는 꿈이 이루어지고, 남은 인생을 새롭게 살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다시 20살은 되지 못했지만, 다시 50살이 되어 즐겁고 행복한 날입니다.

 

/임상기(수필가·문협김제지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