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내가 미드를 처음 보게 된 것은 우연한 계기에서이다. 군대를 막 제대하고 집에서 쉬고 있는 나를 안쓰럽게 보던 가까운 형의 추천으로 처음 미드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그렇게 우연한 계기로 처음 접한 미드지만 지금은 누구 못지 않은 미드 메니아층에 속할 정도이다. 요즘 대학가에서 대학생들은 심심찮게 미드를 대화 주제로 대화를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얼마 전 프리즌 브레이크라는 미국 드라마로 미국 내는 물론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웬트워스 밀러라는 배우가 한국을 방문한 일이 있었다. 웬트워스 밀러는 우리나라에서 석호필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공항에서 성대한 환영을 받았다고 한다. 웬트워스 밀러는 사실 미국 내는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그리 알려지지 않은 배우이다. 하지만 프리즌 브레이크라는 드라마 하나로 일약 스타덤에 올라 우리나라 한 의류브랜드의 모델까지 하게 되었다.
이렇게 미드가 한국 드라마와는 달리 꾸준히 인기 몰이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우리나라 드라마와 미드는 자본력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미드는 초기 제작시 엄청난 자본력을 가지고 제작을 하는데 우리나라 드라마는 자본력의 한계가 있다. 미드의 스케일은 왠만한 영화 못지 않게 크다.
둘째로 미국 드라마의 소재의 다양화에 있다. 단순 흥미위주에서부터 의학, 수사, 판타지 등 소재가 다양한데 한국 드라마는 현재 소재가 바닥난 상태이다. 단순 흥미 위주의 소재이기 때문에 미리 줄거리가 파악 되어서 그마저 흥미도 반감 되어 버린다.
셋째로는 미드는 한가지 드라마가 나오면 시즌 별로 쭉 스토리를 이어 나가는데 우리나라는 인기가 많으면 연장방영을 하고 인기가 적으면 조기종영을 하는 들쑥날쑥한 편성으로 시청자의 외면을 받는 것이다.
앞으로의 추세를 보면 미드의 강세는 더욱 거세게 몰아칠 전망이다. 케이블 TV의 발달과 빨라지는 인터넷의 속도만큼이나 미드의 열풍도 쾌속 질주 할 것이다. 이미 이런 추세에 발맞추어 케이블 TV 뿐만 아니라 공중파 TV에서도 지속적인 미드의 방영과 자제적인 한국어 더빙으로 미드의 열풍에 동참하는 분위기 이다.
어쩌면 우리나라 드라마는 이러한 열악한 상황에서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다양한 투자와 참신한 소재 개발을 뒷전으로 단순 흥미 위주, 시청률 위주의 드라마 제작에서 힘을 기울인다면 언젠가는 우리나라 드라마 시장이 미국 드라마 시장에 잠식당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권순민(전북대 전자공학과 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