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 기억을 가져온 아이 등

기억을 가져온 아이>

 

김려령 글 / 문학과 지성사 / 8500원

 

작가 김려령은 입양자와의 갈등을 다룬 '내 가슴에 산다' 는 작품으로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대상까지 거머쥔 무서운 신인.

 

'기억을 가져온 아이'는 판타지 형식을 빌어 기억과 망각에 대한 이야기를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풀어 쓴 장편 동화다.

 

아파트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해 시골로 내려가 혼자 살던 할아버지가 실종되자 차근이 아빠는 아들과 함께 엄마와 헤어진 뒤 시골로 내려간다.

 

실종된 할아버지를 찾으러 꼬마무당 다래와 함께 벽너머 '기억의 세상'을 여행하고 돌아오는 차근이.

 

하지만 할아버지를 그곳에 둔 채 홀로 돌아오고, 이혼했던 엄마 아빠 역시 재결합하지도 않는다.

 

작가는 이야기의 결말의 설정 자체를 아예 거부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

 

다만 그속에서도 우리의 삶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기억의 세계를 사실적으로 형상화냈고, 또 인간 삶에 대한 통찰들을 발견할 수 있다.

 

 

대한민국 파이팅

 

서정명 글/ 북쇼컴퍼니 / 1만 원

 

지난 해 12월 14일 자정. 세계가 지켜 보는 가운데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의 취임식이 치러졌다.

 

세계의 대통령이라 불리는 자리에 한국인이 우뚝 선 순간이었다.

 

서울경제신문 뉴욕 특파원인 작가는 아 책을 통해 유엔 본부에서 펼치는 반기문 사무총장의 활약상을 생생하게 그렸다.

 

반 총장의 리더십 그리고 처세술, 부드러운 미소 뒤에 숨겨진 파워, 항상 공부하는 자세와 누구든 상대를 배려하는 모습 등 그의 인격들을 보고 느낀대로 글로써 공개한 셈이다.

 

모자람이 없는 영어 실력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발음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보좌관에게 발음을 배우고 있는 그를 통해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하는 그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다.

 

 

아름다운 둥지

 

이상배 글/ 일곱난쟁이 / 8000원

 

역설적으로 표현할수록 더 가슴 아린 것들이 있다.

 

부모를 가난과 병으로 차례 차례 떠나보낸 초등학생 세 남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이 그렇다. 하지만 이야기는 신파조로 흐르지 않는다. 다만 멀리서 바라볼 뿐이다.

 

부모들이 동수 삼남매에게 남긴 것은 판잣집의 가난이지만, 그 속에서도 형제애는 피어난다. 자전거를 사는 것이 동수의 꿈. 동생 동배가 교내 모형 비행기 날리기 대회에서 1등을 하고, 동수가 산 자전거에 삼남매가 함께 타고 달리는 모습으로 마감하는 해피엔딩.

 

'아름다운 둥지'라는 제목의 여운이 꽤 길다.

 

 

이태영

 

이상용 글 / 뜨인돌 어린이 / 8500원

 

남녀평등의 이념을 뒷받침한 지금의 가족법은 이태영 선생 노력의 결과다.

 

서울대학교 법학과 최초의 여학생, 사법고시에 합격한 최초의 여성, 최초의 여성 변호사. 평생을 '남녀평등'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 온 이태영 선생을 설명하는 말은 다양하다.

 

헌법에는 남녀평등 조항이 있었지만 1950년대의 가족법은 여성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았다. 딸은 부모의 재산을 물려받을 수도 없고, 어머니는 자식에 대한 권리를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이태영 선생은 여성의 지위를 찾기 위해 평생을 바쳤다. 가족법은 1998년 선생이 별세하기 전까지 세 차례 바뀌었다.

 

그는 여성의 인권을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1975년 아시아의 노벨평화상으로 불리는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