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사람에게 띄우는 엽서한장] 춘아 네가 휴가 오는 날 요리 솜씨 발휘해 볼게

김은유(시인)

춘아 보고 싶다.

 

새벽의 알싸한 공기를 느끼며 날마다 군대에서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너를 생각한다. 벌써 여름이구나.

 

빨리 하루가 지나갔으면 하는 생각이다. 이제 5일 남았다. 네가 휴가 오면 맛있는 음식 많이 해 준다고 했는데 잘 될까 모르겠네. 못하는 요리 솜씨 발휘해 볼게.

 

하루를 시작하는 일. 요즘 난 운동하는 재미에 빠져 있어. 뒷산으로 올라가 바람을 가르고 적당히 뛰어가면 산 중턱에서 멈춘다. 찌르피르 지저귀는 새들의 아침을 기웃거리는 거야. 오늘 하루 어떻게 보낼까 하며 계획을 짜고 있는 동안 하루가 이미 내 머릿속을 물결치며 흐르고 있지. 꼭 내일 아침 다시 오겠다는 것. 나의 깊은 뜻은 또 있어. S라인을 만들기 위해서지. 멋진 너를 만나려면 그 정도 준비는 해야지? 찔레 꽃 향기와 풋풋한 풀냄새로 하루를 시작하고 나면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고 싶거든.

 

춘아! 너의 이름을 부르며 하얗게 밝아오는 창밖을 보니 다시 힘이 솟는다. 오늘 하루 힘차게 시작해 보는거야. 난 네가 있어서 행복해. 곧 만날 날을 기다리며…

 

/김은유(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