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것을 보면 눈물이 난다"
작가 오스카 와일드는 이렇게 말했다.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의 동화가 눈물겹도록 아름답기만 한 것만은 아니다.
이 책은 행복한 왕자, 나이팅게일과 장미, 욕심쟁이 거인 등 9편 동화를 담았다.
<어린왕> 은 아름다운 것을 지나치게 좋아하는 왕 이야기. 그는 대관식 전날 밤 꿈에서 대관식 복장을 마련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린왕>
작가는 왕이 화려한 옷을 벗어 던지고 양치기 시절에 입던 초라한 옷을 입도록 함으로써 "눈에 보이는 화려함에 집착하지 말 것"을 넌지시 제시한다.
한스 안데르센 동화가 아름다움과 슬픔의 환상적인 조화라고 하면, 오스카 와일드의 동화는 아름다움과 날카로운 비판이 매력적으로 어우러져 있다.
그래서 오스카 와일드의 동화는 가시를 감춘 한 떨기 아름다운 장미꽃 같은 동화다.
카펫을 여는 아이들 / 후상 모라디 케르마니 글 / 청년사 / 8500원
이슬람 문화에 익숙치 않는 아이들에게 색다른 호기심을 선사할 수 있는 동화 두 편.
하지만 내용이 가볍지만은 않다.
작가는 이란의 시골마을에서 자라 가난에 찌든 이란 사람들의 희망없는 삶을 그렸다. 얼토당토 않은 이유로 아버지 빚을 져 카펫 공장으로 끌려간 주인공 네메쿠.
첫째 이야기의 주인공인 네메쿠는 아버지의 빚 때문에 카펫 공장으로 팔려갔다. 맞으며 일하는 공장 탈출 후 불 때문에 타 죽는 비극을 담았다.
둘째 이야기도 절망스럽기는 마찬가지. 어려서부터 카펫공장에서 일하다 시력을 잃고 등이 굽은 사람들이 그 후유증으로 아이를 낳다 숨지는 장면에서 이야기는 끝난다.
이 책은 헤쳐나갈 돌파구를 열어놓지 않은 채 던져놓은 생각거리가 많은 책이다. 그 여운의 간극에서 희망을 발견하려면 어른과 함께 읽어야 할 듯 하다.
내가 왜 벌을 받아? / 클로드 귀트망 글 / 큰북작은북 / 8000원
학창시절 벌을 받아보지 않은 학생은 없다.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견뎌냈던 단체 벌이 부당하다는 생각을 한번쯤 해본다.
주인공 줄리앙은 쉬는 시간에 시끄럽게 한 친구들 때문에 단체로 벌을 받게 된다.
그 시간에 화장실에 다녀 온 줄리앙은 "단체로 받는 벌이기 때문에 빠질 수 없다"는 이유로 벌을 받자 지시를 거부한다.
이에 교장선생님과의 대화를 통해 "어른들도 실수할 수 있으며 그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 진정한 어른의 모습"이라고 꼬집는 줄리앙의 아빠.
스스로 생각하는 버릇을 들이기 위해, 다수나 권위에 맞서 자신의 신념을 지킬 용기를 키워 주기 위해 읽힐 만한 책이다.
어른들이 함께 읽으면 더 좋을 책.
낙타할아버지는 어디로 갔을까 / 이철환 글 / 대교출판 / 9000원
비싸지도 않고, 맛있지도 않는데 호기심에 한번쯤 먹어보고 싶은 것. 설탕에 가성소다를 넣어 부풀린 것을 눌러 만든 '뽑기'다.
주인공 봉구는 뽑기를 잘되지 않아 심술이 난다.
하지만 동네 빈터에서 뽑기를 만드는 등에 커다란 혹이 달린 '낙타 할아버지'는 내일 다시 올 것을 주문한다.
낙타 할아버지는 뽑기를 만들어 주며 엄마에게 매를 맞은 봉구를 위로하기도 한다.
베스트셀러 ‘연탄길’의 작가가 자신의 어린 시절 얘기를 썼다. 세밀한 묘사 속에 그려진 앙증맞은 아이들의 모습이 정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