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전북애향운동본부 주최로 ‘소지역주의 타파 실천 다짐대회’가 열렸다. 새만금, 혁신도시, 김제공항, 35사단 이전, KTX 역사, 국립대 통합 등 전북의 현안사업이 기초자치단체간의 갈등으로 지지부진하면서 전북지역발전의 오랜 병폐인 소지역 이기주의를 타파하기 위한 도민의식 대전환운동을 전개하기로 한 것이다.
사전적 의미에서 지역주의는 지역의 특수성을 바탕으로 하여 지역의 자치성을 추구하는 입장을 의미한다. 한편 소지역주의는 기존 지역주의의 행정단위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시, 군, 구와 같은 작은 행정단위의 지역주의를 의미한다. 이러한 (소)지역주의는 지역의 상대성에 대한 상호 이해와 개방적 관용 정신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의 다원성을 수용함으로써 ‘네가 살아야 우리도 같이 살 수 있다’는 블루오션(blue ocean)적 사고에 기초하며, 국가 내지 사회 전체에 플러스 섬(plus sum) 게임이 된다.
반면에 (소)지역 이기주의는 사회공동의 이익 또는 타 지역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고 자기지역의 이익이나 행복만을 추구하는 지역주민 또는 자치단체의 입장을 말한다. 이러한 지역이기주의는 핵폐기물 처리장 등 자기 지역의 발전을 저해하거나 혐오감을 줄 수 있는 시설의 설치, 계획의 추진 등에 반대하는 혐오적 이기주의(NIMBY, not in my backyard)와 공공기관, 태권도 공원 등 자기 지역의 발전에 도움이 될 시설이나 계획을 자기 지역에 유치하려는 유치적 이기주의(PIMFY, please in my front yard)로 구분된다.
이러한 지역이기주의는 첫째 지역에 필요한 공공시설의 건설에 막대한 지장을 주며, 둘째 원인이 다양하고 이질적이며, 셋째 정확한 정보나 과학적 근거 없이 심화되며, 넷째 이해당사자가 다양하고, 원인도 다원적이고 이질적인 상황에서 전개되기 때문에 해결이 곤란하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 는 레드오션(red ocean) 내지 제로 섬(zero sum)적 사고방식에 기초하며, 결과적으로 지역 전체에 대한 마이너스 섬(minus sum)을 가져와 지역 발전의 저해요인으로 작용한다.
전북애향운동본부는 소지역 이기주의를 타파하기 위한 실천적 수단으로 갈등조정위원회의 설치를 제안하였다. 즉 전북지역에서 소지역 이기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실질적 대안으로서 지자체들 간의 갈등을 조정하는 기구 및 활동의 필요성을 제시한 것이다.
갈등조정위원회가 본연의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합리성에 기초하여 갈등을 해결하는 원칙과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 첫째 위원회는 중립성과 전문성에 기초하여 구성해야 하며, 둘째 그 운영에 있어 각 지자체로부터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하며, 셋째 위원회의 결과에 대하여 구속력을 부여하는 조치가 필요하며, 넷째 위원회의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지자체장간의 신사협정(紳士協定)을 통해 상호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위원회의 기능이 활성화되어 전북의 소지역 이기주의 극복의 견인차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이호정(우석대 교수·경영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