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게임에 푹 빠져 지내던 까까머리 중학생이 망건과 갓을 쓰고, 단발머리 여중생은 색동저고리를 입고 충효와 전통놀이 푹 빠져들었다.
25일 고창군 신림면 가평마을 도동사에서 열린 ‘방장산 용추골 전통예절학교’. 신림면사무소(면장 송하현)가 면암 최익현 선생의 위패를 모신 도동사의 맥을 잇고 초·중·고교 학생들에게 사라져가고 있는 충·효·예 정신을 가르치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이날 전통예절학교에 입교한 이들은 고창 신림중(교장 정재영) 전교생 23명. 이들은 교육에 앞서 평상복을 벗고 한복으로 옷을 갈아입으며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바로 잡았다. 남학생은 상투를 틀고 망건과 갓을 썼으며, 여학생들은 색동저고리를 곱게 차려입었다. 이어서 ‘현대인의 충·효·예’를 주제로 전통 예절 교육을 비롯해 땅뺏기와 대강살이 등 전통놀이와 용추계곡에서의 가재잡이로 하루를 보냈다.
정수진 학생회장(여·3학년)은 “친구들이 처음 입어보는 옷에 호기심을 가졌고 그동안 몰랐던 예절을 배우는 기쁨이 컸다”고 말했다. 정재영 교장도 “함께 참여한 교사들도 자녀들에게 전통예절학교에 참여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로 교육 호응도가 높았다”고 귀뜸했다.
이날 교육을 주도한 훈장은 유교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남정홍씨(41)가 맡았다. 남씨는 인근 마을에서 머리를 땋고 상투를 틀고 생활하며 한학을 공부하고 있는 갱정유도인이다.
송하현 면장은 “핵가족 시대에 무엇보다 예의범절이 중요시 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방장산과 용추계곡, 용추폭포, 가평돌담길, 느티나무 노거수를 활용한 농촌관광과 방장산 용추골 전통예절학교를 연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