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살인적 고리사채 뿌리 못 뽑나

사금융을 이용하는 서민들의 피해가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지만 ‘고리사채의 덫’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감독과 단속에 나서야 할 당국의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익산시내에서 소주방을 운영하던 30대 부부가 고리사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2살된 딸과 함께 동반자살을 기도한 사건이 뒤늦게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던 원인은 살인적 고금리로 불어난 빚을 갚을 길이 막막한데다 계속되는 채권자들의 폭언과 협박등을 견디지 못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 부부는 가게가 잘 안되자 한 사채업자에게 100만원을 빌린 것이 화근이었다. 빌린 돈의 이자가 눈덩이 처럼 불어나자 다른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려 돌려막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연이율 1000%의 살인적 고리사채도 이용할 수 밖에 없었다. 처음 빌렸던 100만원이 18개월 만에 5000만원으로 늘어났다. 그 과정에서 이들은 사채업자들로 부터 하루에도 몇차례씩 돈을 갚으라는 빚 독촉에 시달렸고, 가계까지 찾아온 행패에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

 

사채시장이 기승을 부리는 것은 서민들이 돈 빌릴 곳을 찾지 못한데 따른 결과이다. 제도권 금융기관으로 부터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신용불량자나 담보가 없는 서민들은 어쩔 수 없이 높은 이자인 줄 알면서도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려 사용하고 있다.

 

현재 국내 대부업체는 5만개로 추산되고 있다. 이 가운데 지자체에 등록되지 않은 미등록 대부업체는 3만2000여개에 이르고 있다. 이들 미등록업체의 규모와 폐해실상은 제대로 파악 조차 되지 않고 있다. 미등록업체에게는 그동안 연 66%로 이자상한을 정해 놓은 대부업법은 휴지조각이나 마찬가지였던 셈이다.

 

물론 정부가 그동안 고리사채업자들의 횡포에 손놓고 있었던 것 만은 아니다. 지난해만 해도 금융감독원과 총리실이, 그리고 올해초에는 경찰이 단속에 나섰지만 이번 익산시 사건은 이같은 일회적 단속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음을 반증해 주고 있다.

 

길거리에 나도는 전단지나 정보지의 사채업 광고는 불법 사채업자가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악덕 사채업자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강력한 단속이 필요하다. 아울러 신용도가 낮은 서민들이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보완하는 대책도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