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나눠 주는 게 아니라 돌려주는 것이고 돈은 소유하는 게 아니라 공유하는 것입니다. 나눠준다는 것은 이미 내 것이라는 소유욕이 발동한 것이죠.”
전북일보와 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가 공동으로 여는 시민경제아카데미 다섯 번째 강사로 나선 전주대 신대철 교수는 “서구의 기부문화에 비해 우리는 ‘내 것, 네 것’하는 소유 개념이 강하다”며 “아름다운 기부문화를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람의 일생에 대한 평가는 죽은 뒤 장례가 치러지는 3일간에 모두 이뤄진다고 말하는 신 교수는 “돈을 벌기 위해 직업을 갖고 사회활동을 하는 건 맞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얼마만큼을 버느냐보다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얼마 전 청주에서 슬쩍 만난 다방 커피배달 아가씨 얘기를 꺼냈다.
청주에서 한 언론사 관계자와 소년소녀가정 돕기에 대해 얘기할 때 커피를 시켜 마시며 슬쩍 봤던 한 아가씨가 일주일 뒤 이 언론사에 봉투를 보내왔다는 것이다. 봉투에는 ‘정말 어렵고 불쌍한 소년소녀가장을 위해 써 달라’는 내용의 편지와 함께 5만원이 들어 있었다.
신 교수는 커피를 배달시켰던 다방을 이내 찾아갔지만 그 아가씨는 3일전 월급을 받고 일을 그만뒀다고 했다. 많지 않은 자신의 월급 중 크지 않은 금액이었지만 신 교수는 그 아가씨의 고운 마음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했다.
신 교수는 “삶이 건강해질 만큼만, 삶에 필요한 만큼만, 살아가면서 쓸 만큼만의 돈을 벌되 너무 발버둥치지는 말자”며 “남을 위해 봉사하고 가진 것을 되돌려 주는 마음을 잊지 말자”고 당부했다.
신 교수는 이어 “시민들이 삶 속에서 가진 것을 되돌리는 풍토를 만드는 것과 더불어 지역에 기반을 둔 대형마트와 기업들이 부를 지역에 돌리는 풍토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