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은 현장을 확인하기 위해 경찰과 함께 제보자가 말한 도박판이 벌어지고 있다는 장소로 동행했다.
다방 안으로 들어서자 주방 한쪽 모서리에서 희미하게 새어나오는 불빛과 함께 사람들의 음성이 들려왔다.
주방을 통해 방 가까이 다가서자 방안에서는 담요로 만들어진 방석을 주위로 중년의 5명이 둘러 앉아 화투를 즐기고 있었다.
잠시 후 경찰이 방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방 입구에 있던 한 남성이 "야, 뭐야 찍지 마. 그냥 가라"라는 말이 들렸다. 확인 결과 그 남자는 현직 파출소장이었다.
파출소장이 다른 사람도 아닌 같은 파출소에서 함께 근무하는 동료 부하 직원들에게 현장이 발각 된 것이다.
경찰은 주민들을 파출소로 이동시켜 조사한 뒤 판돈이 적다는 이유로 곧바로 훈방 조치했다.
하지만 당시 경찰은 피의자들이 말한 파출소 소장은 도박을 하지 않았다는 말만 듣고 함께 있던 경찰 당사자에 대해 조사를 하지 않았다.
특히 경찰은 다음날 오전까지도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상급 기관에 아무런 보고도 하지 않고 자체 조사를 통해 피의자들을 훈방한 뒤 사건을 마무리 했다.
소장의 주장대로 “도박판에는 있었지만 도박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경찰로서 직무유기라는 지적을 벗어날 수 없게 됐다. 지역 최일선의 치안책임을 맡은 사람이 도박판을 구경하면서 어떻게 다른 도박판을 단속할 수 있을 것인가.
두 손만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경찰은 정확한 진상을 밝혀 밤낮없이 땀흘리는 다른 선량한 경찰관의 피해가 없도록 국민속의 진정한‘민중의 지팡이’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