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고 묵은 친구에게 고국의 소식을 전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떠돌이 별이 드넓은 우주를 헤메듯이, 수십년을 각자의 길을 떠다니다 인연이라는 인력에 이끌려 우리는 다시 만난것이다.
그동안 세상은 많이도 변했구나. 생각하기 싫은 겨울이 있었고, 자랑하고 싶은 영광의 순간도 있었고...
이렇게 우리는 나이를 먹었지만 그래도 잠시나마 숨 돌릴 여유가 생기면 너를 생각했었다. 우리가 옛날처럼 같이 살았다면, 얼마나 윤기나는 삶이었을까 하고.
늦었다. 많이 늦었다. 그러나 우리는 만났다. 몇분간의 통화였지만, 젊었던 날의 그 목소리였고 그 장난기 섞인 말투가 너무나 반가웠다.
본적이 없지만, 현순씨에게도 안부전해. 그리고, 우리 친구들중에 내가 제일 인정있고 착한 맏형이었다는 말도 주지시켜야 할 것이다.
/권중대(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