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택의 알쏭달쏭 우리말] 동기와 동창·동문

어떤 사람은 동기동창이란 말이 잘못되었다고 말한다. 동기면 동기이고 동창이면 동창이지 동기동창이라니 무슨 잠꼬대같은 소리냐고 힐난한다.

 

그들은 동창과 동기를 같은 낱말로 알고있기 때문이다.

 

동창(同窓)은 동창생의 준말인데 사전에서는 '같은 학교를 졸업한 사람'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그러니까 졸업한 때와는 상관없이 같은 학교를 졸업한 사이라면 동창(생)인 것이다. 할아버지와 손자도 동창일 수 있고, 시어머니와 며느리도 동창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동기(同期)는 동기생의 준말로 본디 '같은 때에 학교를 다녔거나 졸업한 사람'을 뜻한다.

 

물론, 오늘날에는 그 쓰임이 많이 확대되어 비단 학교와 관련해서 뿐만 아니라 널리 쓰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 바, '입사 동기(생)', '제대 동기(생)'같은 예를 들 수 있겠다.

 

그렇다면 '동기 동창(생)'이란 무슨 뜻일까?

 

그것은 '같은 학교를 같은 때에 졸업했거나 다닌 사람들'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한편 동문(同門)이라는 낱말도 있는데, 이것은 동문생의 준말로서 '같은 스승에게서 배운 제자들'을 가리킨다. 옛날 우리의 서당이나 서원같은 것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겠다.

 

 

그러나 학교 교육이 보편화된 오늘날에는 동문(생)과 동창(생)이 거의 같은 뜻으로 쓰이고 있다. 비슷한 말로는 '동문수학'을 들 수 있겠는데 이는 '한 스승 밑에서 함께 학문을 배우거나 수업을 받음'을 말하고, 이때 함께 배운 제자들을 '문하생(門下生)'이라고 한다.

 

 

문하생의 또 다른 뜻인 '권세 있는 집에 드나드는 사람'을 생각하면 옛 스승들의 권위(교권)가 새삼 부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