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테마우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신으로 변신에 능하고 앞을 내다보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서 언제든지 갖가지 동물로 변신할 수 있다. 완전한 탈바꿈이라는 점에서 색깔만 바꾸는 카멜레온의 변신과 다르다. 그에게 예언을 듣고자 하는 자는 한낮에 그가 바다 속에서 나와 바위 그늘에서 낮잠을 잘 때를 틈타 그를 붙잡고 예언을 들었다고 한다. 그리스 왕 메넬라오스는 트로이 전쟁을 마치고 귀국 도중 그를 만나 귀국할 방도가 무엇인지를 알아내어 무사히 귀국하였다고 하였고 후대 전설에 의하면 프로테우스는 파로섬을 지배하는 왕이 되었다고 한다.
앞으로 미래의 사회는 새로운 지식이 가치를 창출하는 정보화 사회가 더욱 심화 확대 될 것이다. 신지식의 폭발은 사회적 제도, 경제적 제도, 교육적 제도 등을 급속적으로 변화 시키고 총체적으로 인류사회를 엄청난 속도로 변화 시킬 것이며 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국가는 도태될 것이다. 그동안 우리의 교육은 변화를 위하여 수많은 착오와 변혁의 과정을 거쳐 왔다. 교육개혁의 한번 실패는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과제이나 아직도 교육의 방향이 학생이나 교사, 학부모 모두가 오리무중 앞길을 알 수가 없다. 3불 정책으로 찬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입시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내신 문제로 교육부와 대학간의 갈등으로 학생과 학부모는 어디로 어떻게 해야 할지 우왕자왕 머리가 혼미하다. 교육은 프로테마우스와 같이 과거를 알고 현재를 직시하며 미래를 정확히 보는 치밀함과 정교한 교육계획이 필요한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교육개혁은 교사들의 주체적 참여와 현장의 여건 개선 없이 이루어졌으며 단기적인 안목과 현실의 고려 없이 실적위주로 진행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주로 정부의 주도하에 돈 안들이고 위에서 아래로, 시험적으로 내적 기반이 성숙되지 못한 상태에서 국가 주도의 하향식 개혁으로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이제 참된 교육의 발전을 위해서 국가와 지방교육 당국은 물론 일선 지방자치 단체의 적극적인 협조와 공조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서로의 협조 없이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음은 과거의 교육개혁에서 보아 왔듯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최근 순창 옥천인재숙의 벤치마킹으로 일부 시군에서 인재숙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문제는 지자체와 교육당국과의 공조체제가 전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음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모 지자체는 설립운영의 주장으로 인구 감소의 원인과 교육기반의 열약, 기업유치의 애로, 믿고 자녀를 보낼 수 있는 학교가 없다며 관내 명문학교의 진학률을 높이기 위하여 장학시설을 운영하는데 지자체가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한다.
인구감소의 문제와 기업유치를 못하는 원인이 교육적 문제인가는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또한 믿고 자녀를 학교에 보낼 수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일선 현장에서 학생교육을 위하여 묵묵히 애쓰시는 수많은 선생님들의 모습을 한번만이라도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아직도 공교육은 살아있고 생동감과 희망이 넘치는 교육현장이 너무나 많다.
교육의 목표는 조화로운 인간 육성으로 전인교육에 있다. 인재숙이 그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극소수 학생을 일류대학에 입학 시켰다고 해서 과연 인재양성의 요람인가는 다시한번 깊이 생각하여 보아야 할 것이다. 교육은 학생들의 평등성을 생각 하여야 하며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저해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무분별한 지자체의 기숙형 학원 설립은 사교육을 조장하고 공교육의 불신과 기존 학생들의 위화감 조성 등 교육의 틀을 크게 훼손할 우려가 있어 심히 염려스러운바 크다.
이에 우수 인재양성은 학교가 주체가 되어서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과 지역주민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인재양성을 위하여 고민할 때 진정한 인재교육의 요람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교육이 하나의 목적 달성을 위해서 모든 것을 수단화해서는 안 된다.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교육은 교육이 주체가 되고 행정은 행정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는 화가와 관중 앞에서 열정을 가지고 연주를 지휘하는 두 사람이 있다. 화가가 붓을 놓고 연주를 지휘할 때 관중에게 우뢰와 같은 박수를 받으며 감동을 줄 수 없으며 지휘자가 지휘봉을 놓고 붓을 들어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없다. 지자체는 지방의 발전을 위하여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고 교육당국은 교육을 위하여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열정을 가지고 지휘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자체나 학교당국 모두가 지역발전을 위하고 학생을 위하자는데 있다. 서로의 의견과 생각차이는 있을 수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서로 힘을 합하여 지혜를 모으고 차근차근 문제를 풀어 요란하지도 않고 조용한 내실을 기하면서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가듯이 우리 모두의 지혜와 힘을 모야야 할 때다.
교육은 백년지대계 이며 희망의 사다리이다. 전자제품은 리콜제도가 있고 새로 부품을 바꾸면 그만이지만 교육은 리콜 할 수 없다. 소탐대실 적은 것을 탐하다 큰 것을 잊는 우를 범하여서는 안 된다. 우리 학생들의 미래를 위하여 겉모습만 변화는 카멜레온적 변화가 아니라 프로테마우스적 교육의 변화가 필요한 때다. 이를 위하여 교육의 중심이 학교가 되어 학교, 학부모, 지자체 모두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진정한 교육 발전의 길이 무엇인가를 생각하여야 한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에게 질 높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 긴장감 넘치는 교육경쟁을 해야 한다. 교육의 경쟁력은 바로 전북도의 경쟁력이며 국가의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김종용(김제 월성초등학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