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품목 수는 10개이지만 일반적으로 전주8미로 알려져 있는데 그 내용을 보면 기린봉 열무, 신풍리 호박, 한내 무, 상관 게(한내 게), 전주 남천모자(모래무지), 선왕골 파라시, 대흥리 서초(담배), 오목대 황포묵, 사정리 콩나물, 서원 넘어(화산동) 미나리 등이 있다. 서초만을 제외하고 열거된 식재료와 음식에서 보듯이 현대 식품과학 분야에서 보면 모두가 건강식이요. 기능성을 갖춘 우수한 식재료이고 식품임을 알 수 있다. 이들 중 일부는 환경오염과 경제성으로 영원히 찾을 수 없는 것도 있으나 지난 2001년 2년간의 조사 결과, 아직도 그 뿌리는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들어 지방마다 각종 축제, 전시회 등이 앞 다투어 열리고 있는데 이들은 크게 2가지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 주민의 흥을 돋우고 문화적 수요를 충족시키는 행사류와 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업형 전시회류로 전주 소리축제가 전자에,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가 후자에 속하는 대표적 행사일 것이다.
선출직 단체장의 입장에서는 관장 지역민의 환심을 사고 지지층을 넓히는데 모든 신경을 쓰겠지만 지역주민의 입장에서는 문화와 함께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행사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요구에 따라 현재 이 지역에서 갖고 있는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고 역사적 뒷받침까지 되어있는 전주 8미 중 경제적으로 가치가 있는 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기업형 축제로 발전시키는 것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주민의 긍지를 높이는데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역사성, 경제성 그리고 문화적 가치를 갖춘 대상이 미나리와 콩나물이다. 이 두 품목은 이미 이 지역 제품이 전국적으로 품질이 우수하다는 것이 알려져 있으며 성분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이를 증명하고 있다. 전주의 미나리와 콩나물은 식재료로서 유명함과 동시에 이들을 이용한 음식들도 각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 모든 생선찌개에는 전주 미나리가 최고의 부재료요, 전주 콩나물국밥은 한국성인 중 모르는 사람이 있겠는가?
이제 이들 식재료를 관광산업과 외식산업으로 연계시켜 전국, 아니 세계에 알리는 것은 행정기관의 몫이다. 가을과 겨울 그리고 봄까지 이어지는 진초록 미나리 깡의 정경과 그곳에서의 미나리 채취 체험장, 그리고 이어서 미나리를 듬뿍 넣은 생선탕, 미나리 생채, 미나리 쌈, 미나리 강회 등을 즐기고, 미나리의 건강효능에 대해서 과학적 뒷받침을 해준다면 소비자는 크게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전북지역에서는 연간 약 5,300여 톤의 미나리가 생산되어 전국의 14.3%를 점하고 있으며 이중 10.8%가 전주시에서 생산, 공급되고 있다. 또한 콩나물은 어떤가? 수입 콩나물 콩으로 재배되는 콩나물을 유기농 국산 콩으로 대체하여 무공해 지하수로 재배한 콩나물을 생산하면서 재배과정을 체험하도록 하고 이 콩나물로 콩나물 국밥을 끓여준다면 전주의 명품으로 한 단계 상승하지 않겠는가? 통계에 의하면 2006년 콩나물 시장규모는 1,900 억원으로 추산되며 포장제품의 비중이 50%를 넘어서고 있다. 전주시가 품질을 보증한 포장 미나리, 콩나물은 현장에서 판매한다면 그것 또한 역사와 우리 식문화를 크게 알리고 재배 농가, 그리고 외식업체를 도와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되는 1석 3조의 가치가 있다고 본다.
전체 행사를 면밀히 구상하고 치밀한 계획 하에 생산, 관광, 그리고 소비처 창출에 노력하면 우리 조상이 물려준 유산을 후손이 빛내는 좋은 선례가 될 것이다.
/신동화(전북대 식품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