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辭令)이란 임명 또는 해임등에 관한 공식적인 발령을 뜻한다.
공무원들이 어떤 보직을 받을 경우 조직의 장이 해당 공무원에게 관직을 임명이나 해임하는 뜻을 적은 문서인 사령장을 교부함으로써 그 효력이 발휘하게 된다.
공무원은 사령장을 받고 나서야 명령을 받은 자리에서 근무를 시작하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사령장교부장소는 공무원이 사령장을 받고 시민들을 위해 주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는 신성하고 엄숙한 자리이다.
그런데 최근 군산시 인사발령과 관련된 사령장교부식에 일부 공무원들이 불참하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 시민들을 놀라게 했다.
지난달 하순 군산시청 민방위상황실에서 열린 인사발령자 80명에 대한 사령장교부식에서 12명의 공무원들이 불참했다.
문동신시장이 발끈했고 이들 공무원들을 질타하는 시민들의 뒷말도 무성하다.
"공무원으로서 시가 명하는 업무를 수행치 않겠다는가" "인사에 불만은 있을 수 있으나 사령장을 교부받지 않은 것은 공직세계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시민의 명령을 거부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는등….
특별한 사유없이 사령장교부식에 불참하는 것은 부여받는 직무를 거부하겠다는 의미인 동시에 문시장에 항명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문시장이 '이런 일은 처음 겪는다'면서 불참자에 대해 인사상 문책을 하겠다는 강력발언을 서슴지 않았고 불참사유에 대한 개인별 소명서제출과 진상파악을 관련부서에 지시한 것은 당연하다.
공무원사회에 있어 사령장교부식의 불참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로서 느슨한 공직기강의 단면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공무원을 일반적으로 공복(公僕)이라고 한다.
공복이란 주인인 시민을 위해 공적인 일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사실 시민이 낸 지방세로 봉급을 받고 있는 만큼 시민들이 고용한 것이나 다름이 아니다.
군산시 행정서비스헌장에도 '군산시 공무원은 시민을 주인으로 모시는 고객만족행정서비스를 위해…'라고 명시돼 있지 않은가.
시민이 뽑은 시장이 시민을 대표해 업무를 부여하는 자리인 사령장교부식에 불참한다는 것은 주인인 시민을 위해 일을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불참자들은 10년이상 공무원생활을 한 시조직의 허리층에 있는 6급들로서 이들의 행태가 성실하고 묵묵히 맡은 바 업무를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는 많은 다른 공무원은 물론 시행정조직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높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시의 업무가운데 시민을 위해 중요성을 띠지 않은 업무가 없다.
과거와는 달리 시행정의 개혁이 많이 이뤄졌지만 아직도 많은 민원인들이 시의 공무원들에게 괘씸죄에 걸리지 않기 위해 전전긍긍하고 있고 행정이 권위적이라고 평가를 받는 까닭은 무엇일까.
자신의 업무를 소홀히 하고 어떻게든 안락하고 양지의 업무만을 쫓아 다니려고 하면서 인사에 불만을 품은 일부 공무원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싶다.
시는 이번 사령장교부식불참건을 계기로 다시는 이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인사상 문제점이 없는지 살펴보는 한편 관련자들을 엄중하게 조치해야 한다.
또한 사령장교부식의 불참 공무원들은 공직을 그만둘 것이 아니라면 인사의 불만표출보다 진정 시민을 위한 공복으로서 자신이 무엇을 할 것인가 숙고해 봐야 할 것이다.
/안봉호(군산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