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택의 알쏭달쏭 우리말] 감칠맛과 제5의 맛

몇해 전 미국 마이애미 의과대학 연구팀이 발효음식 속에 들어있는 아미노산 가운데 하나인 글루타민산의 맛을 ‘제5의 맛’으로 확인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러나 우리에겐 새삼스러운 얘기다. 우리들은 오래 전부터 그 ‘제5의 맛’을 즐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음식물이 입에 당기는 맛깔스러운 맛’인 ‘감칠맛’을 느끼는 미각세포가 한국사람만큼 발달한 민족도 다시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알 수 있다.

 

사람의 혀에는 9천여 개의 미각세포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지금까지 단맛?쓴맛?짠맛?신맛의 네 가지 맛만을 기본 미각으로 구별해 내는 데 그치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이 네 가지 맛에다 ‘제5의 맛’이라 하여 ‘담박한 맛’을 보탠 것으로 보인다. 원래 ‘담박하다(담백하다)’는 ‘맛이나 빛이 산뜻하다’는 뜻으로 뭔가를 확연히 꼬집는 의미는 갖고 있지 않으나 음식맛에서의 ‘담박’은 ‘얕은맛’이나 ‘감칠맛’으로 통한다.

 

그래선지 요즘 텔레비전에 나오는 <먹을거리 여행> 같은 프로그램의 모든 리포터들은 무슨 음식이든지 그저 ‘담박’하기만 하단다.

 

몰라서 그렇지 음식맛을 나타내는 그야말로 맛깔스러운 우리말은 수도 없이 많은데도 말이다.

 

예를 들어 ‘달다’가 기본이 되는 표현만도, 달곰삼삼하다, 달곰새금하다, 달곰쌉쌀하다, 달곰씁쓸하다, 달곰하다, 달금하다, 달보드레하다, 달짝지근하다, 달차근하다, 달착지근하다, 달콤새큼하다, 달콤하다, 달큼하다, 들부드레하다, 들쩍지근하다, 들큼하다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여기에 ‘쓰다’, ‘시다’, ‘짜다’, ‘떫다’ 등의 기본말에 이와 같은 변형을 합치면 아마 모르긴 해도 음식 가짓수보다 더 많으리라.

 

그 음식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맛을 찾아 그에 알맞은 낱말로 표현하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