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택의 알쏭달쏭 우리말] 표준어와 문화어

표준어란 한 나랏말의 표준이 되는 말로, 우리는 교양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함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표준어?표준말’로 부르는데 반해, 북한에서는 평양의 말을 중심으로 노동계급의 이상 및 생활 감정에 맞도록 규범화하여 ‘문화어’라고 부르고 있다.

 

하지만 표준어나 문화어 모두가 ‘한국어’이기 때문에 의사 소통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그런데도 한반도에 실질적으로 두 체제가 존재해온 지난 반세기 남짓 동안 남과 북의 언어는 오래 전부터 있었던 방언적 차이 외에 적지 않은 이질화를 겪은 것 또한 사실이다.

 

그것은 북한의 정권 담당자들이 전체주의자들답게 언어를 인위적으로 변화시킨 때문이다.

 

이러한 언어 정책의 시행을 통해서 새롭게 태어난 북한산 한국어가 바로 ‘문화어’인 것이다.

 

문화어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66년 5월 14일자로 나온 김일성 주석의 ‘조선어의 민족적 특성을 옳게 살려나갈 데 대하여’라는 제목의 교시에 따른 것이라 한다.(고종석)

 

김일성은 이 교시에서 “서울말은 남존여비 사상, 썩어빠진 부르주아 생활이 지배하는 말로 고유어는 얼마 없고 영어?일본말?한자어가 반절이나 섞인 잡탕말이며, 오늘날 남조선에서는 여자들이 남자에게 아양을 떠는 코맹맹이 소리를 그대로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어찌 되었거나 남과 북 사이의 언어가 표준어와 문화어라는 이름으로 분화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은 민족적 아픔이 아닐 수 없다.

 

그런 가운데에도 1989년 3월 25일 평양을 방문한 문익환 목사가 <통일국어대사전> 남북공동 편찬을 제안한 데 대해 김일성 주석이 동의함으로써 시작된 <겨레말 큰사전> 공동편찬작업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어 성공적인 결실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만도 불행중 다행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