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파산제도는 과도한 빚 부담으로 어려움에 처한 채무자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제공해주기 위해 마련했다. 제도 자체의 취지야 말로 나무랄데가 없다. 문제는 이 제도를 실제 빚 갚을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상환노력을 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갚지 않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하는데 있다.
개인파산제도가 상환기피를 위한 편법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은 급증하는 신청건수가 입증해주고 있다. 지난 2003년 카드대란을 기점으로 이용자가 늘어난 개인파산 신청건수는 매년 2∼3배 이상 급증하고 있다. 파산신청 증가가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도내도 예외가 아니다. 2003년 108건에서 2004년 249건, 2005년 790건에 이어 지난해에는 3135건으로 전년에 비해 무려 4배 이상 늘었다. 올해 역시 7월말 까지 3024건에 달해 지난해 보다 2배 정도 증가가 예상된다.
이같은 파산 신청건수의 급증은 상환기간이나 이자율 조정 등의 방법으로 채무를 조정해주는 개인 워크아웃제 신청건수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개인 워크아웃 신청건수는 지난 2004년 9111건으로 최고치를 보인 이래 2005년 7108건, 지난해 3500건으로 각 22%와 50%씩 감소했다.
또한 채무상환 의지가 있는 채무자를 대상으로 일정액을 변제하면 채무를 변제(50% 한도)받는 개인 회생제 역시 신청건수는 파산신청에 비해 극히 미미하다. 지난 2004년 420건, 2005년 394건, 지난해 811건에 그치고 있다. 채무자들이 조금씩 빚을 갚아나가며 재기를 도모하기 보다는 아예 빚을 갚을 필요가 없는 파산신청으로 몰리고 있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개인파산 신청이 크게 늘어난데는 서민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절차와 규정을 크게 완화한데 원인이 있다. 실제 지난해의 경우 파산면책 신청중 승인 비율은 전국적으로 97.8%에 달했다. 이를 노려 허위로 파산신청을 하는 사례도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파산신청을 부추기는 브로커들도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개인파산의 급증은 신용불감증과 도덕적해이의 확산으로 사회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 빚을 갚기 위해 노력하는 선의의 서민들과 형평성에서도 맞지 않는다. 파산제도의 절차와 요건에 대한 전반적인 보완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