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량 복용시 심장마비 위험 2배', '진통제 남용 사망', '폐암치료 효과', '난소암 억제'….
역효과에 장점에 까지, 진통제를 두고 하는 말들이다.
'만성 두통'을 호소하는 회사원 김모씨(34·전주시 서신동). 일주일이 머다 않고 두통에 시달린다는 그는 병원을 찾아 정밀진단을 받기도 했지만 뾰족한 원인을 듣지 못했다. 그래서 늘 진통제를 곁에 두고 머리가 아플 때마다 상비약처럼 복용한다. 통증에 따라 한알 또는 두알만 먹으면 며칠 간은 두통에서 자유로워진다고 한다. 흔히 구할 수 있는 약 중 하나인 진통제. 만병통치약으로 불릴 만도 하다. 머리 아플 때 습관적으로 먹는 진통제가 오히려 만성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약물 내성이나 부작용 등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진통제를 적절히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진통제에 얽힌 오해와 궁금증을 풀어본다.
△웬만하면 참아라? = 통증이 있다고 해서 항상 진통제를 복용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진통제에 의지하기로 했다면 확실한 사용이 중요하다. 생리통, 치통 같은 급성 통증에는 용법에 표시된 충분한 양을 복용한 후 점차 양을 줄여나가야 소량의 진통제로 빠르고 강한 진통 효과를 오래 볼 수 있다. 관절염 등의 만성 통증은 진통제를 규칙적으로 복용해야 적은 양으로 통증을 조절할 수 있다. 통증이 심해져 더는 견디기 힘들 때가 되면 더 많은 양의 진통제가 필요하고, 부작용도 더 심하게 경험할 수 있다. 급성 통증이건 만성 통증이건 불충분한 양의 진통제를 불규칙적으로 조금씩 더해가며 투여하는 것은 피해야한다.
△내성이 생긴다고?= 장기간 약을 복용할 때 약효가 점점 떨어지면서 동일한 효과를 보기 위해 용량을 점차 늘리게 되는 현상을 '내성'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진통제의 경우 진통작용에 대한 내성은 거의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통증을 조절하기 위해 더 많은 양의 진통제가 필요할 때도 있다. 이것은 대부분 원인 질병이 악화돼 통증이 심해졌기 때문이지 내성이 생겨서가 아니다. 원인 질병이 호전되고, 통증이 약해지면 진통제 투여량도 다시 낮아지기 마련이다.
△이 약은 안든다고?= 같은 계열의 약이라도 사람에 따라 효과가 다를 수 있다. 또 비 마약성 진통제는 일정 단계 이상에서는 투여량을 늘려도 진통 효과가 강해지지 않는 특징이 있어서 더 이상 용량을 늘리는 것도 무의미할 수 있다. 약이 제대로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진통효과를 높이기 위해 두 가지 이상의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NSAID)를 병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부작용 위험이 있는 만큼 삼가해야한다. 한 가지 약을 적정 용량으로 2주 이상 사용해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면 계속 복용량을 늘리지 말고 의사와 상의해 자신에게 맞는 다른 약을 찾는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