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주민참여예산제 정착 '필요하다'

주민참여예산제가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의지가 부족한데다 지방의회의 견제 등이 심해 겉돌고 있는 것이다.

 

브라질에서 처음 실시된 이 예산제는 예산의 편성부터 집행까지 주민의견을 직접 반영하는 제도다. 지방재정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주민참정권의 하나인 셈이다. 그동안 예산 편성및 운용은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회가 독점해 왔다. 이를 시민들에게 열어 참여를 최대한 늘리는 직접민주주의 형태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광주광역시 북구가 2003년 처음 도입한 이래 전국적으로 40여 곳에서 시행중이다. 행정자치부도 2005년 8월 지방재정법을 개정해 각 자치단체들이 지방예산을 편성할 때 주민들을 참여시킬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해 시행하도록 했다. 이어 같은 해 12월 시행령을 통해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예산의 범위, 의견수렴에 관한 절차, 운용방법 등을 각 자치단체가 조례로 정하게 했다.

 

하지만 상당수 자치단체들은 근거법령이 강제조항이 아닌 임의조항이라는 이유로 제도화를 미루고 있는 것이다. 도내의 경우 전북도는 물론 14개 시군중 11개 시군이 관련 조례 제정작업을 미루는 등 주민참여예산제 도입에 소극적이다. 군산시와 고창군 무주군 등 3곳만이 조례를 제정한데 불과하다. 특히 정읍시와 김제시, 부안군 등은 해당 지방의회에서 관련 조례안을 보류중이거나 부결시킨 상태다. 이들 지방의회는 자신들에게 보장된 예산심의권이 침해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실 이 예산제는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회 입장에서 보면 번거로운 제도라 할 수 있다. 이 제도가 원활하게 운영되려면 50명 이상의 주민참여예산위원회와 4-5개의 분과위원회를 두어야 한다. 또 이들에게 예산과 결산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예산학교를 개설해야 하고 예산협의회, 예산연구회 등도 설치해야 한다. 일부

 

민원성 예산 반영 등 효율성 측면에서 문제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방자치 본래의 의미를 되새겨 보면 이 제도의 필요성은 확연해진다. 지방권력 자체가 주민들로 부터 나왔고 그 일부를 주민들에게 돌려 주는 것이 너무 당연하기 때문이다. 또 주민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정책에 대한 불신과 갈등을 미리 해소할 수도 있다. 제도 도입에 주저함이 없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