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사람에게 띄우는 엽서한장] 동향천서 중태기 잡던 저는 예쁜 아내까지 얻었습니다

성진수(시인·진안군청)

보고 싶은 진중택 선생님!

 

올해는 여느 해와 달리 장마가 길었지만 비는 조금밖에 내리지 않은 무더운 날씨였습니다.

 

선생님과 헤어진지도 어느덧 34년이란 세월이 훌쩍 흘러버려 코흘리개였던 저와 동향초등학교 6학년 3반 동무들은 아버지, 어머니가 되고, 어떤 친구들은 손자까지 보았고, 몇몇 친구는 하늘나라로 가기도 했습니다.

 

철부지 시절, 깨끗한 동향천에서 중태기를 잡던 일, 산에 가서 고자배기를 뽑아 오던 일, 운동장에서 공차기를 하던 일, 알밤을 따러갔던 일들을 슬라이드처럼 넘기며 미소 지어 봅니다.

 

선생님은 지금 미국에 계시는 걸로 아는데 연락처를 알고 싶어도 여의치가 않아 가슴속으로만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우리 친구들이 가끔씩 모여서 술잔을 기울이며 어린 시절의 추억을 이야기 하며, 선생님과 함께 했던 시간들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언제고 꼭 한번 만나 뵙고 싶습니다. 저는 세상에서 제일 예쁜 아내를 얻어서 튼튼한 아들은 고3이고 이쁜 딸랑은 고2에 다니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고장 진안을 지키는 지방공무원으로 27년간 근무를 하면서 대학원 행정학 박사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서예를 배워 미술협회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시인으로 등단하여 작년에 처녀시집 “굿바이 B형”을 출판한데 이어 “굿모닝 진안”을 출판하여 곧 출판기념회를 갖습니다.

 

그리운 진중택 선생님, 가정에 항상 평화가 가득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성진수(시인·진안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