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옛날 싸늘한 바람이 옷 속에 스며들 때, 그대의 참 사랑이 가슴을 녹여 베풀었던 날들이 떠오릅니다. 한 번도 미거한 사람 상처주지 않고 45년이란 세월에 3남1녀를 낳아 남부럽지 않게 키워 제몫을 다하게 해준 믿음의 당신. 그대를 만났기에 맨주먹쥔 인생이 험한 세상을 이기고 살아 왔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눈물로 고맙다는 말을 합니다. 내 젊었을 때 한 세상 술집을 돌며 문학 한다고 가정은 뒷전에 두고 밤이면 늘 취해 남의 등에 업혀온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지요. 그대는 참다못해 가슴속에 멍울이져 25년 전 위암 3기라는 청천벽력과 같은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대의 죽음이 다가올 때 그대는 눈물을 흘리면서 어린 새끼들 걱정이 태산 같았지요. 생각컨대 그대에게 너무 애태워 준 지난날을 지금 와서 후회합니다. 그때 세상을 등지고 가셨다면 지금 애들이 잘컸겠습니까. 4남매가 큰 인물로 성장하여 잘 살 수 있는 것도 그대의 기도요 믿음 때문이지요. 악을 멀리하고 선을 행하며 믿음으로 삽시다. 그대 정말 사랑합니다.
/강만영(아동문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