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사람] "실력 인정받는 세상 꿈꿔요" 구문준ㆍ이정원ㆍ라웅씨

대한상의 전북인력개발원서 교육...기술연마·자격증 취득 대기업 합격

대한상공회의소 전북인력개발원에서 기술을 익히며 미래의 꿈을 펼치고 있는 구문준·이정원·라웅씨(사진 왼쪽부터). (desk@jjan.kr)

학력 위조 파문으로 대한민국이 떠들썩하다. 개인의 도덕성 결여가 근본적인 문제점으로 거론되지만, ‘학벌 사회’가 만든 병폐라는 지적도 만만치않다. 하지만 이 같은 사회 분위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나의 꿈을 찾아 실력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당당한 고졸과 대학 중퇴’들도 주변에 많이 있다. 이들은 “고졸·대학 중퇴가 부끄럽지 않다”며 실력으로 인정받는 세상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지난 1일 대한상공회의소 전북인력개발원에서 만난 구문준씨(24·익산시 영등동)와 라웅씨(24·전주시 서서학동), 이정원씨(26·서울시 시흥동)는 속칭 ‘가방 끈’에 얽매이지 않고 ‘나의 꿈’을 스스로 선택한 젊은이들. 이들은 대학 진학을 포기하거나 중도에 하차한 채 지난해 군산에 위치한 전북인력개발원에 입학했다.

 

전북기계공고를 졸업한 구씨는 군입대 후 한때 대학 진학의 필요성을 느꼈으나 현장에서 기술을 익히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진로를 바꿨다. 전북인력개발원 기계설계제작 학과에 입학하게 된 것. 이 곳에서 구씨는 5개의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실력을 쌓아나가 최근 전국에서 30명을 선발한 두산인프라코 입사시험에 최종 합격했다고 한다. 대학을 가지 않은 데 대한 후회는 없다.

 

전주대 컴퓨터공학과를 중도에서 포기한 후 지난해 이 곳 직업훈련기관(컴퓨터응용 지그설계과)을 찾은 라웅씨도 최근 두산인프라코어에 합격했다. 그는 “내 꿈을 펼치기 위해서는 대학에서 4년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다”면서 “대학에 얽매여 있었다면 이번 합격도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무작정 대학에 진학하고 싶어 충북의 한 대학에 입학했다가 1년만에 그만 둔 이정원씨. 그는 ‘적성에 맞지도 않는 학력으로 나를 규정할 필요가 없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현재 자동화시스템제어과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이씨는 남들이 꺼려하는 중소기업을 자신의 목표로 설정했다.

 

전북인력개발원 김석환 원장은 “이곳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 466명 중 고졸자는 315명, 전문대 출신은 37명, 전문대 중퇴는 27명, 대학교 졸업자는 59명, 대학교 중퇴자는 28명이다”면서 “이 곳에서 학생들은 학력에 관계없이 자신만의 실력을 쌓아 사회에 진출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