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들은 새로운 담론을 세워야하며 새로운 담론이 도시에 반영되고 건축물에 반영되어야 한다. 최근 논의되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에는 동양의 오랜 사상인 타자성의 사상이 담겨져 있다. 힘이 없는 약한 사람에 대한 인정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정의는 힘 있는 자에게 속한 것이라는 생각이 뒤집혀져야 한다. 정의는 인간 쪽에 있는 것이 아니라 비인간 쪽에 있는 것이며 강자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약자에게 있다. 개개인은 서로 타자이다. 사회 안에서 사는 인간은 이미 자신의 내부에서 타자의 배제와 차별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조금씩 중심에서 벗어나 타자화 되어가는 것이 가능하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타자의 공동성도 조금씩 확대되어 갈지 모른다. 타자의 공동체는 중심이 없는 공동체이다. 건축에서 공공성을 찾는다는 것 그리고 도시에서 공공적 공간을 회복한다는 것은 자기 중심적인 건축과는 완전히 반대에 서있는 것이다. 공공성이란 공공을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광주의 건축사회에서 몇해전 결정한 건축물을 신축할 때마다 설계자가 한그루의 나무를 심는다는 결단이 필요한 때이다. 건축의 공공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희생과 사랑과 봉사의 회복을 논의하는 것이다. 지금의 생각으로 실현 불가능한 유토피아를 이야기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건축사사무소예림·건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