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따구리] 농공단지의 인력난

이재문 기자(제2사회부)

“노동력은 넘쳐 나는 데, 정작 일할 사람이 없네요.” 진안에서 구인 구직을 매칭하는 한 취업설계사의 푸념섞인 한마디다.

 

요즘 취직하기가 ‘하늘에서 별 따기다’란 말이 심심찮게 회자된다. 그 만큼 일자리가 부족한 때문이다. 명문대를 나와도 일자리 보장이 안되는 현실 속에, 입맛에 맞는 직장을 구하기란 더 더욱 힘들다.

 

닥치는 데로 생업전선에 뛰어들어도 시원찮은 판국이란 얘기다. 그럼에도, 일부 (여성)구직자들은 “(3D업종인)공장 일은 싫다”며 굴러 온 돌을 차 버리는 사치?를 거리낌 없이 행 한다.

 

‘평양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란 옛말이 있듯, 원치 않은 직장에 필시 몸 담을 연유는 없다. 자녀를 키우는 주부라면 손에 쥔 일자리를 거부할 명분 또한 적진 않다.

 

하지만 맞벌이를 해야 겨우 살아가는 신 세태에 비춰, “하루 종일 매일 수 없다”란 변명은 ‘배부른 구직’행태에 불과할 뿐이다.

 

그 누구도 ‘구직의 자유’를 침범할 권리는 없다. 다만 이런 현실에 회의를 느낀 농공단지 업체들이 ‘구인의 눈’을 외지로 돌리는 데 빌미를 제공한 점은 가히 딱한 측면이라 아니할 수 없다.

 

직원을 구하지 못해 결국 ‘워크넷’이란 인력사이트를 통해 공개 구인에 나선 C식품이 그러한 사례다.

 

양지만 좇는 구직행태는 군 여성취업상담소에서 주선한 구직건수가 잘 말해준다. 개소 이래 2개월간 직장을 구한 여성은 고작 8명. 이 마저도 현장직이 아닌 사무직이 전부다.

 

일할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닌 데, 전주 등지에서 인력을 조달해 올 수 밖에 없는 현실이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외지업체 유치=일자리 창출’이란 공식에 반하는 대목은 아닐런지, 깊은 성찰이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