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있는 주말] 비빔밥 명인 전주 가족회관 김년임씨

"맛의 고장 명성 회복 최선"...전주비빔밥 30년 맥이은 음식명인 1호

대한민국에 없는 게 없다지만, 비빔밥 없는 동네가 있으랴.

 

하지만 비빔밥 하면 전주. 타지 사람들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지난해 전주시가 '전주음식 명인 1호'로 선정한 가족회관 김년임(70·여)씨.

 

사장이란 호칭보다 주방장이라는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리는 김씨는 지난 30년간 정통 전주비빔밥의 맥을 이어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5년 전 대장암 판정을 받고도 수술한 지 6일 만에 퇴원했을 정도로 비빔밥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새벽부터 나와 비빔밥에 들어갈 식재료들을 살펴보고 사골 국물을 직접 우려내는 등의 준비를 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그런만큼 정성이 '듬뿍' 담길 수밖에 없다.

 

그는 품격 있는 밥상을 차려내는 전주식 조리법을 고수해온 몇 안되는 요리사다. 가족회관의 비빔밥은 사골 국물로 지어 쫀득쫀득 찰기가 나는 밥에 콩나물과 고사리, 취나물, 도라지, 잣, 참깨 등 17가지 고명을 얹어 만든다. 이것을 살균작용을 거쳐 놋그릇에 담아내고 있는 것.

 

김씨는 "밥맛은 65도일 때 가장 좋기 때문에 이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놋그릇을 쓴다"며 "이 온도에서 참기름의 향이나 채소의 신선도가 유지돼 비빔밥 특유의 맛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비빔밥이 2대째 대물림하며 온전히 버티고 있는 것은 김씨의 깐깐함과 옹고집이 전수됐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전통을 잇는 비빔밥의 브랜드 가치가 더 커 보인다.

 

"옛맛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가 가장 속상하다"는 그는 "돈을 많이 벌지 못하더라도 음식을 찾아 전주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 있도록 맛의 고장 명성을 되찾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