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네스 펠트로가 운동 후 다이어트 식단으로 즐겨 먹는 게 비빔밥이란다.
살 빼는 일에 돈을 '쏟아 붓는' 할리우드 배우가 비빔밥이라니.
다이어트 음식을 수없이 먹어 본 그녀가 지나치게 소박한 비빔밥을 선택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콩나물, 배추, 김치 등 채소를 버무려 만든 자연식을 통해 몸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살을 빼는 장수식 다이어트 식단으로 비빔밥이 알맞다는 것.
맛깔스런 나물을 맛볼 수 있으면서도 칼로리가 높지 않은 비빔밥을 몇 번 먹다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최근 해외여행이 늘고 한류 열풍을 타고 비행기 기내식에도 비빔밥을 제공할 정도로 비빔밥의 인기몰이는 계속되고 있다. 사람들이 맘만 먹으면 가까운 편의점에서도 비빔밥 '한 그릇 뚝딱'은 어렵지 않다.
원광대학교 이영은교수(50·식품영양학과)는 "드라마 대장금이 폭팔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비빔밥이 외국인에게 웰빙요리로 인식됐다"며 "국내에서도 트랜드에 맞게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비빔밥이 출시되면서 대중들의 인기가 지속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빔밥의 칼로리는 600∼700kcal. 칼슘과 철분 등의 무기질을 제외하고는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제공해줄 수 있는 균형식이다. 특히 성인병 예방에 탁월한 영양소인 비타민A, 비타민C와 섬유소 등은 한끼 섭취량과 에너지대사에 필수적인 비타민 B1, B2, 니아신 등도 충분히 공급해주므로 피로회복에 효과적이다.
우리나라 국민에게 가장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가 비타민 A이고, 현대인에게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가 섬유소임을 알고 있다면, 외식할 때 가장 권장할 만한 건강식인 셈이다.
본래 비빔밥은 궁중에서 점심, 혹은 종친들이 입궐했을 때 수라 대신으로 이용했던 가벼운 식사였다.
사찰에서 제사를 지낼 때 식기가 충분하지 않아 그릇 하나에 여러 음식을 골고루 받아 비벼 먹게 된 데서 유래했다는 게 음복설이다. 들판에 나가 일하던 농부들이 그릇을 다 준비할 수 없어 하나에 여러 음식을 섞어 먹던 양푼비빔밥과 보리비빔밥이 기원이라는 농번기 음식설 등 다양한 탄생설은 이러한 조리의 편리성을 전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전주가 비빔밥의 고장이 된 것은 이러한 탄생 배경과는 동떨어져 있다. 전주 비빔밥은 조리과정 자체가 정성없이는 요리가 되지 않기 때문.
1968년 당시 문화공보부에서 조사한 전주비빔밥 조리법을 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물이 아닌 사골국물에 밥을 짓는 것이나 밥이 한 물 넘으면 콩나물을 넣고 뜸을 들인 뒤 따뜻할 때 참기름으로 무친다는 대목을 들여다 보면 조리의 간편성과는 거리가 멀다. 그 외에 숙주나 미나리, 고사리 등도 나름의 특성을 살려 따로 조리하는 데다 색상까지 고려해 노란 청포묵과 오방색의 화려한 고명을 고집하는 데서는 투철한 장인의식마저 느끼게 된다.
현재 비빔밥은 '한식(韓食)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항공사에 따르면 기내에서 소비되는 비빔밥의 15%가 외국인 몫이다. 대한항공 비빔밥이 '대박'을 친 후 에어캐나다, 루프트한자, 싱가포르항공 등에서도 앞다퉈 국내 취항기에 비빔밥을 도입하고 정도.
특히 드라마 '대장금'이 폭발적인 시청률을 기록한 홍콩의 경우 기내식 비빔밥이 '대장금식'으로 불리면서 관심을 끌어 주간지에 소개되기도 했으며, 지난해 중국에서 열린 세계미식대회에서 비중국요리부문 최고상은 전주비빔밥이 거머쥐기도 했다.
'완전'을 향한 정성의 전주의 비빔이 지속되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