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사람에게 띄우는 엽서한장] 작은 아버지 건강 챙기는 네 인정에 눈시울 뜨거워

김병규(수필가)

집을 비운 사이 네가 찾아와 노년의 건강에 좋다는 약을 놓고 갔더구나.

 

아버지가 생존에 계실 때 지극 정성으로 효성을 다 하더니, 이제는 이 작은아버지의 건강을 챙기는 네 인정에 꽃멀미 같은 감정이 솟아 눈시울이 뜨거웠다. 생활이 어려운 네가 챙겨온 보약상자에 네 진실과 정이 담긴줄 믿는다. 보약의 가치보다 네 정성이 더 애틋하게 가슴에 스며든다.

 

네가 청상이 되어 어린 남매를 부등켜안고 몸부림치던 때가 어제련듯 싶은데 어느새 10년 세월이 흘렀구나. 부부가 힘을 모아도 살기 힘든 세상에, 어린 두 자식을 기르며 씩씩하게 살아온 네가 자랑스럽다.

 

고등학생인 네 아들이 희귀병으로 병상에 누어있어 고통이 얼마나 크니? 아들을 구하려고 백방으로 서둘며, 불속으로라도 뛰어들 각오로 애쓰는 네 모습이 안타깝다. 네 지성에 자식의 건강이 회복될 것으로 믿으며, 네 참 모성애가 사회의 귀감이 되리라 믿는다.

 

지름의 시련이 도약을 위한 고통으로 여겨라. 고난 끝에 행복이 오리란 순리를 믿고 꿈을 잃지 마라. 조금만 더 참아라.

 

네 딸이 재주가 있어 교비로 미국유학생에 선발되어 너에게 힘이 되겠구나. 행운이 돌아올 신호로 여겨라. 네 집에 하나님의 사랑이 가득하기를 기도드리마.

 

/김병규(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