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노인의 날

무병장수는 인간의 본능적 욕망으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한결같은 염원이 되어왔다. 불로초를 찾아 헤맨 고대 중국의 진시황으로 부터 건강에 좋다면 종류를 가리지 않는 오늘날 보신족에 이르기 까지 건강하게 오래 사는데 대한 집착은 끝이 없다.

 

장수에 대한 욕망에 현대 의학기술 발달이 더해지면서 평균수명은 나날이 길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50년대 52.4세에 그쳤던 평균수명은 2005년 78.6세로 늘었다. 50여년 사이에 무려26세가 늘어난 것이다.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라는 말은 이미 사어(死語)가 될 정도다.

 

오늘 ‘제 11회 노인의 날’을 맞아 올해 나이가 100세를 넘어 정부로 부터 장수의 상징인 청려장(靑藜杖)을 받는 노인이 사상 최대인 684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9년전인 1998년 117명에 불과하던 수여 대상자가 2005년 501명으로 늘어난데 이어 올해에는 사상 최초로 7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100세 이상 노인 수는 15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바야흐로 인간의 오랜 꿈인 ‘100세인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성 싶다.

 

청려장은 장수 염원의 대표적인 상징물로 명아주 줄기로 만든 지팡이다. 가볍고 탄탄하고 모양이 좋아 노인이 짚기에 안성맞춤이다. 지팡이는 본인이 만들어서 사용하지 않는 풍습이 있다. 그래서 50세가 되었을 때 자식들이 만들어 부모에 드리는 지팡이를 가장(家杖)이라고 했다. 60세때는 동네에서 만들어 준다 하여 향장(鄕杖), 70세때는 나라에서 주는 국장(國杖), 80세가 되면 임금님이 만들어 하사한다 하여 조장(朝杖)이라고 하였다.

 

인간의 장수는 반가운 일이지만 삶의 질이 수반되지 않고 단지 수명만 늘어나는 것은 오히려 고통이 될 수도 있다. 노년 이후 빈곤과 질병, 외로움의 삼중고(三重苦)에 시달리는 노인들이 주위에 많은게 현실이다.

 

노인복지 차원에서 내년부터 기초노령연금제가 시행된다. 일정 소득 이하인 65세 이상 노인 301만명에게 월 8만4000원 정도 지급한다. 또 노인 장기요양보험 제도도 실시된다. 홀로 사는 노인들의 ‘외로운 죽음’을 막기 위해 기초생활수급 대상 독거노인 5000가구에 감시센서가 설치된다. 첫 술에 배 부를 수는 없겠지만 우선 시작했다는데 의미를 둘 수 있는 시책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