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는 전 세계적으로도 몇 안 되는 지독한 군부독재 국가로 잘 알려져 있다. 1962년 네윈이 주도한 군사쿠데타로 민주주의가 완전히 해체되어 국민의 모든 권리가 거부되고 있는 이 나라는 군부실력자들이 친위쿠데타 형식을 빌려 지도부만 바꿔가며 50여년을 넘게 정권을 장악해 오고 있다.
1988년 8월 8일 네윈의 폭압정치에 항거하여 군부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100만 명이 넘는 국민들의 참여로 들불처럼 일어났으나 안타깝게도 많은 희생만을 치른 채 민주화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유명한 아웅산 수지 여사가 이끄는 야당인 미얀마 민족민주동맹(NLD)이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기도 했지만 군부는 무력으로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정권을 이양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민주화의 상징인 수지여사를 이십여 년 가까이 가택연금 상태로 가둬두고 있다.
몇 십 년간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미얀마는 부패가 극에 달하고 국민들의 삶이 날로 피폐해져가고 있다. 작년 7월에는 미얀마군부 최고지도자인 탄쉐장군의 딸 결혼식에 기업과 정치인들이 보내온 선물액수가 우리 돈으로 무려 5백억 원이 넘는다는 사실이 세계의 화젯거리가 되기도 했다. 일인당 국민소득이 200달러도 채 안 되는 가난한 국민살림살이와는 달리 권력핵심의 군부는 국민의 피로 살을 찌우며 딴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이다.
참다못한 국민들의 원성이 다시 터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상황이 그리 좋지 않다. 미얀마의 민주화를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지지가 필요한데 관련된 주변국들이 자국의 이익에 따라 주판알만 튕기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지난 1990년대부터 미얀마 군사정권에게 경제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항구, 도로,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건설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무기까지 수출하는 관계에 있다. 미얀마의 풍부한 천연 에너지자원을 독식하려는 꼼수와 아시아권을 중국의 의도로 주도하겠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다
우리는 그리 오래되지 않은 지난 우리의 역사를 통해 한 나라에 민주주의가 정착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며 그 과정에는 얼마나 많은 희생이 따르는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 열망이 식지 않는 한은 그 아무리 깜깜한 밤도 새벽으로 향하는 길목일 뿐임을 우리는 또한 경험으로 얻은바있다. 부디 이번 민주화운동이 다시 희생으로만 그치지 않고 결실로 이어지길 바라면서 국제사회의 관심과 구체적 노력을 촉구한다. 특히 중국은 세계무대에서 어두운 독재세력의 배후로서 다른 나라 국민들의 기본적 인권은 도외시하며 자국의 이익에만 눈먼 나라라는 오명을 얻지 않도록 사태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세계는 하나의 꽃.
남의 고통을 같이하려는 노력이 따를 때 우리의 안위도 보장받을 수 있음을 지혜 있는 자는 알 것이다.
/회일(참좋은 우리절 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