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사람에게 띄우는 엽서한장] 임관식에서 바라본 너 내 아들 자랑스러웠다

이양근(시인)

아들아, 무더운 날씨에 얼마나 수고가 많은지 항상 너의 생각을 하고 있다. 9월도 며칠 남지 않았구나. 추석도 곧 닥아 오고 있구나. 무덥고 때 아닌 늦 장마가 사람들을 지치게 하는 날씨에 군복무 하느라고 무척 힘이 들겠구나. 나는 자나 깨나 네 생각을 하지만 저녁시간에 가끔 전화로 너의 안부를 묻은 다음 너의 목소리를 듣고 안심하고 있다.

 

지난 이른 봄 너의 아버지와 내가 너를 승용차에 태우고 영천 삼사관학교에 가면서 모처럼 너와 함께 같이 할 수 있는 시간이 마치 나들이라도 가는 것처럼 흐뭇하기도 했었다. 너를 대려다 주고 돌아서는데 갑자기 눈물이 나오고 목이 메었던 것은 아들이 입대하는 날 이 땅의 모든 어미의 마음이란다. 며칠은 마음이 아리고 심란하더니 닷새 후에 뜻밖에도 너의 씩씩한 목소리를 휴대전화로 듣는 순간부터 걱정은 하지 않기로 했다.

 

힘든 훈련을 무사히 마치고 대전 군의 학교에서 임관식을 하던 날, 우리 가족과 너의 친구들의 축하를 받을 때 나는 정말 행복했었다. 무르익은 봄볕이 그 날의 임관식을 축복해 주는 듯 찬란했었다. 군의관 정장차림의 내 아들이 자랑스럽고 대견스러웠다.

 

너는 초등학교 때부터 의사가 되어서 불쌍한 사람들을 돕는 사람이 되겠다고 하였다. 언제나 잘해보려고 노력하는 너의 아름다운 심성이 어디에서나 좋은 결실을 맺으리라 믿는다. 지금 우리나라의 안보를 짊어진 국군의 건강을 돌보는 일에 충성을 다 하고 있는 믿음직한 나의 아들, 정말 고맙기 그지없구나. 어렸을 때부터 너 혼자 힘으로 스스로 알아서 지금가지 공부해 온 너, 항상 건강에 유의하고 틈틈이 내가 하고 싶은 공부에 열중하기 바라며 네가 몸담고 있는 군부대 국군 장병들이 안녕과 발전을 빈다.

 

그럼 내내 안녕히 잘 있기를 바란다.

 

2007. 9.

 

너의 어머니가

 

/이양근(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