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깊은 뻐꾸기 우는 청산에서 나오셔서 그 숭늉 주세요. 할머니!
겨울에 학교갔다 오면 단지에 넣어두었던 꽁꽁 얼은 홍시를 화로가에 녹여놓고 기다리시던 할머니. 제가 장성하여 스물여섯에 장가들었을때 손자며느리를 그렇게도 이뻐하시며 등 다독거리고 좋아하시던 할머니는 항상 같이 살고싶어 하셨습니다. 가난중에 제일 무서운 가난은 사람 가난이라고하시던 할머니, 해가 갈수록 짠하게 가슴이 아려옵니다. 이제 모든 것다 잊으시고 편안히 심산유곡에서 요산요수(樂山樂水)하시며 계세요. 할머니!
/이명희(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