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비보이(B­­­­―boy)

머리를 땅에 박고 몸을 뱅뱅 돌리며, 한 손으로 물구나무를 서서 점프를 하는 청소년들의 춤을 바라보는 기성세대들의 눈은 저절로 찌푸려진다. 그저 불량한 청소년들의 놀이 정도로 치부되던 브레이크 댄스가 청소년 길거리 문화수준을 뛰어넘어 대중문화 콘텐츠의 핵심으로 자라잡아 가고 있다.

 

브레이크 댄스는 1970∼80년대 미국 뉴욕 슬럼가에서 형성된 힙합문화에 바탕을 둔 댄스중 가장 격렬한 춤이다. 비보이(B­­­­―boy)는 브레이크 댄스를 전문적으로 추는 남자를 말한다.

 

한국 비보이의 저변은 2000년들어 급속히 넓어지면서 실력 또한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한국 비보이들은 세계 브레이크 댄스의 각종 기술을 이끌어가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그간의 국제대회 입상 실력이 말해준다. 한국의 비보이는 세계 최고 권위의 대회인 독일의 ‘배틀 오브 더 이어(Battle of the year)’에서 2001년 베스트상을 받으며 신고를 한 뒤, 2002년, 2004년, 2005년 각각 다른 팀이 차례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2006년에는 난공불락으로 알려진 미국에서 현지 팀을 꺾고 정상에 올랐으며, 미국·프랑스·캐나다 대회를 석권하는등 한국 비보이들의 독무대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비보이 세계대회의 한국 대표 선발전은 양궁이나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을 방불케할 정도다.

 

이처럼 세계 최고수준을 자랑하는 비보이가 바로 전북과 깊은 인연이 있다. 지난 2005년 독일에서 열린 세계 대회에서 우승해 코리아 열풍을 일으킨 ‘라스트 포 원(Last for one)’의 구성원들이 전주 출신들인 것이다.

 

최근 전주시가 ‘라스트 포 원’의 활약을 기념하기 위해 덕진구 오거리(6호 문화광장)에 조성하고 있는 비보이 전용 공연장의 명칭을 ‘라스트 포 원’으로 정한데 이어 오는 14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2007 비보이 그랑프리 배틀’을 개최하기로 하는등 전주를 비보이 메카로 만들기로 했다고 한다. 천년고도의 전통문화에 신세대 문화 콘테츠의 상징인 비보이를 접목해 전통과 젊음이 함께 숨쉬는 도시로 가꾸기 위한 시책의 일환이다.

 

지금 전주의 구도심은 점점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이같은 구도심에 젊음의 역동성을 불어넣는 것은 잘한 일이다. 비보이 공연장이 전주문화를 알리는 또 다른 명소로 태어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