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을 오가며 만난 ‘민심 바로미터’인 택시기사들조차 이번 체전에 ‘심드렁한 반응’을 보였다.
광주시민과 함께 하는 전국체전을 표방하며 내세운 ‘시민 서포터즈단’이 대표적인 예.
시민 서포터즈단 치어걸을 취재하던 중 보도자료에 나온 서포터즈단 숫자 ‘2만 5000여명’에 의구심이 들었다.
막상 ‘열전 현장’에 가보면 관중석엔 서포터즈단보다는 선수단 응원단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광주시청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숫자의 ‘허와 실’을 따져 물었다.
“기자님이 무슨 얘기를 듣고 이러시는지는 몰라도 2만 5000명 숫자엔 추호도 허수가 없습니다.”
‘이랬던 그녀’가 계속되는 질문에 ‘화법’을 바꿨다.
“체전 시작 한 달 전 교육청에 ‘협조공문’을 보내 그쪽에서 자발적으로 도와준 거지 절대 강제로 가입시킨 게 아닙니다.”
이른바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것.
광주시 전체 초·중·고교 중 47개 학교 2만 여명의 학생이 ‘시민 서포터즈단’으로 ‘둔갑’한 전후사정이다.
물론 개중엔 실제 경기장을 찾아 선수단을 열렬히 응원한 ‘진짜’ 서포터즈단도 있었을 것이다.
문제는 학교장의 ‘원샷 사인’으로 자신들도 모른 채 ‘짝퉁’ 서포터즈단원이 된 학생들이 존재했다는 사실이다.
광주시는 체전 기간 ‘충장로축제’와 ‘광주디자인비엔날레’까지 함께 열어 전국체전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분산시키고 시 홍보의 ‘시너지 효과’만을 추구했다.
체육인들만의 잔치로 전락한 광주 전국체전, 다시 한번 곱씹어볼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