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함께 시간을 즐기며 노닥거리다 집에 돌아와 우리 서로에게 편지를 띄우던 옛 시절이 그립구나. 문득 네 목소리 듣고 싶은 충동을 느낄 대 전화번호 누르기를 주저하고 만다. 아직도 내게서 받은 네 맺힌 상흔이 다시 살아날까봐 두려워서이지. 스스럼없던 예전으로 돌아오는 다리는 어디로 간 것일까. 우리 사이 돌아 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이 아니길 바란다.
인연이란 시작할 때 하는 말이 아니라 모든 것이 끝날 때 하는 말이라는구나. 우리에겐 인연이 아닌 필연으로 맺어진 형제 같은 사이가 이니더냐. 세월은 아쉬움을 채워주기 위해 기다려주지 않는단다. 밤을 새워도 모자랄 못 다한 이야기들을 나누어야만 해. 최소한의 화해와 용서의 기회는 주어야 하지 않겠니.
월포 바닷가에 정박해 있던 쪽배가 생각나지?
보고 싶은 현아! 우리 밀린 이야기 밤새도록 나누는 날이 오기를 학수고대 한다.
/김초성(수필가·양산시 대흥당 약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