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지금 고향에는 전어 굽는 냄새가 진동을 하고, 세상은 지글거리는 전어가 동 났다고 야단이다. 우리 나이 부동산도 중요하고, 자식 진로 문제도 소중하지만 이쯤에서 너와나 더 꿀꿀해지기 전에 한 번 만나자, 만나 서 말의 참깨도 초고추장 찍고,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냄새도 깻잎에 싸자, 싸들고 너와나 축배의 잔을 들자 “캬” 하며 갈매기 울음소리도 내보고 뼈째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롬한 첫 가시네 이야기도 나누자 그렇게 또 얼큰해져선 서로의 귀때기라도 물어뜯자 물어뜯으며 얼싸안고 뒹굴어도 보자
병삼아 말마라, 지금 고향엔 나 혼자 먹고 입 싹 닦기엔 너무 아까운 전어가 아흐, 전어가 뛴다고 더 이상 말 못하겠다.
/김기찬(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