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 ‘우리 아들이 아닐 것이라고, 이름을 잘못 본 것이 아니냐고 소리첫어요. 그 아이가 그럴 리 없다고 ... 아들이 그런 짓을 할 줄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어요, 그리고 나서 정신을 잃어 버렸어요.’ 전주여성의전화 부설 성폭력상담소에 어머니가 아들과 함께 와서 눈물을 흘리며 했던 말이다.
사례2/ ‘선생님은 학교에서 무슨 일이 터지면 이번에도 네가 한 짓이지? 하며 주먹으로 머리를 쥐어박으며 혼냈죠.. 제가 아니라고 해도 거짓말 한다며 교실에서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무시하며 자존심을 밟아버렸어요. 기가 막히죠. 한번 찍히면 영원히 찍혀요. 학교요? 당연히 안가고 싶죠.‘
위 두 사례의 주인공은 중고생이고 성폭력 가해자들이다. 전주법원 소년부 담당 판사는 학생들의 죄질로 봐서는 소년원에 보내고 싶었지만 재범을 우려하고 청소년들은 변화의 가능성이 많다며 본회에서 상담을 받도록 했다. 나는 지금도 그 두 학생이 판사를 잘 만났다고 생각한다.
사례1에서 어머니는, 내 아들은 아니다, 믿을 수 없다고 부정했지만 상담소에 와서는 인정을 하였다. 얼마나 참담했을까. 우리네 어머니들은 우리 아들은 다른 집에 아들과 다르다. 공부는 단지 노력을 안 할 뿐이라며 내 아들은 뛰어난 아이라고 믿고 산다. 그러나 청소년들은 어른들이 잠깐 방심하는 사이 어디로 튈 줄 모르는 공이 되어 버리는 경우도 있다.
사례2의 고등학생은 한 번의 실수가 학교 선생님들에게 알려지면서 정신적으로 상처를 많이 받은 학생이다. 부모의 별거가 이혼으로 이어지면서 갈 곳이 없다며 방황하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부모의 방심이 아들에게 인생에서 지울 수 없는 크나큰 상처를 안겨준 사례였다.
일선학교 교사들이 학생들을 편협한 사고와 편견으로 대할 때 아이들을 수렁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방조행위라고 나는 서슴없이 말하고 싶다.
온실 속에서 크는 아이들은 어른으로 성장했을 때 가정을 제대로 꾸리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부모의 무관심과 방심 속에서 크는 아이들은 마음을 붙일 곳이 없어 헤매게 되고 그들이 일을 저지를 때는 사회적인 파장이 커진다. 가정과 학교 사회가 연결해서 공동으로 대처하는 방법의 실행이 지속적으로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소리가 커졌으면 한다.
얼마 전 법무부에서 성폭력 범죄자들에게 채울 전자 팔찌를 선 보였다.
머지않아 우리나라도 외국처럼 전자팔치를 사용할 것이라고 한다. 청소년들이 전자팔치를 차고 성폭력상담소에 오지 않기를 나는 간절히 원 한다.
/김귀녀(전주 여성의 전화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