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농산물 이력추적제 선행돼야 - 김병열

김병열(전북농관원 품질관리과장)

경제발전으로 선진국에 진입하면서 국민들은 건강한 심신을 유지하고 행복한 삶을 추구하려는 참살이 문화와 학교 및 업체급식 보편화 등으로 먹을거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매우 커져 식품안전정책은 소비자의 신뢰도와 직결된 매우 민감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다.

 

식생활의 변화로 과일?채소 등 대부분의 농산물을 씻거나 깎아 그대로 섭취하거나, 편의식품류로 소비자의 식탁에 올라감으로써 일반세균과 병원성미생물, 바이러스, 기생충 등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어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업인과 소비자의 세심하고 철저한 주의가 요구된다.

 

가을 들어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낮아지면서 식품사고에 대한 경각심 또한 낮아지는 것을 보면서 얼마 전 개학 이후 인천 모 고교에서 식중독 사고가 발생하였으나, 정작 식중독 사고의 원인 균 전염경로를 밝혀내는데 실패함으로써, 작년에 벌어졌던 대규모 식중독 사고와 같이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는 안타까운 사건을 다시 기억하게 했다.

 

요즈음 식중독은 계절과 기온의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발생하고 있으며, 대형화 가능성이 상존하나 여러 음식을 먹는 학교급식 사고의 경우처럼 특정 음식을 먹은 후가 아니면 식중독 사고 원인을 밝혀내기 쉽지 않으므로 철저한 사전예방 및 위생적 관리가 시급하다.

 

국민의 입장에서 농식품 관련 사고는 건강한 심신을 유지하고 행복한 삶을 추구하려는 웰빙바람에 역행함으로써 불신의 골이 더욱 깊어짐에 따라 농산물의 생산지나 생산조건, 생산방법, 출하시기 같은 농산물 생산 및 유통정보를 소비자에게 직접 제공할 수 있는 제도의 필요성을 크게 요구하게 되었다.

 

 

사회적으로도 잔류농약, 중금속, 곰팡이 독소에 식중독균과 기생충란(알)은 물론이고 중금속조사를 폐광산 인근 농지뿐만 아니라 공단 및 쓰레기 매립지 등의 토양오염 우려가 큰 농지에서 재배되는 농산물까지 조사범위의 확대는 물론 특히 배추와 같이 소비가 많이 되거나 깻잎?상추처럼 생식으로 먹는 농산물에 대해 안전성조사의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이러한 사건의 재발과 확산을 막으려고 3년 간 GAP(우수농산물관리제) 농가를 대상으로 시범 사업 후 2006년부터 임의규정으로 본격 시행에 들어가 농장(Farm)에서부터 식탁(Table)까지의 농산물의 이력정보를 인터넷으로 공개하여 국내 농산물의 신뢰를 크게 향상시킴에 따라 많은 유통업체에서 이력추적이 가능한 GAP 농산물을 선호하고 있다.

 

전북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도 농산물 생산시스템을 up-grade 시키기 위한 방안에 따라 전문 인력과 시설을 갖춘 (주) 성농과 전주대학교를 친환경농산물전문인증기관으로 지정 친환경농산물을 인증토록하고, (주) 정읍농산물유통을 GAP 인증기관으로 지정 생산단계의 GAP 관리체계와 생산이력관리체계를 구축하여 생산에서부터 유통?가공?판매에 이르는 일관된 식품관리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이에 우리 지역에서도 현재 41건 785명이 GAP 인증을 받았으며 또한 쌀을 생산하는 김제시 죽산면 죽산리 김학두외 1,840농가가 인증의 선결조건인 농산물 이력추적관리등록을 실시하는 등 생산자 스스로가 소비자의 관심과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고품질의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유통?판매업자 97명이 이력추적관리제도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친환경인증농산물(유기?무농약?저농약농산물) 1,295건 6,192농가의 건수대비 3.2%, 농가대비 12.7%이며, 유통?판매업자는 농산물 원산지표시조사 대상 업체 18,444개 업체의 0.5%가 참여한 극히 저조한 실적임을 각성하여야할 시점이다.

 

이제 생산자와 유통인은 농산물 이력추적제를 자발적으로 도입하여 각 단계별로 정보를 효율적으로 기록?관리하여 위해요소로부터 농산물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문제발생 즉시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농산물의 생산?유통?판매 주체와 책임소재를 명확히 함으로써 농산물의 건전한 유통질서를 확립하여야 국민들이 안심하고 우리 농산물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김병열(전북농관원 품질관리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