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사람에게 띄우는 엽서한장] 그 찻집의 선배님 숨결 그리며 기다림속 추억만 되씹습니다

김영술(수필가)

꼭 한번 뵙고 싶은 S선배님.

 

선배님을 처음 만났을 때는 개나리 꽃잎이 마악 입을 벌리던 아직도 차가운 기운이 돌던 67년도 초봄 이었지요. 강산이 네 번이나 바뀐 지금, 생각하면 무엇이 그리도 바빴는지 소식한번 전하지 못한 채 무심하게 흘러간 세월만 탓 하고 말았군요. 만나 뵐때마다 들렀던 그 찻집의 맛과 음악, 그 집앞을 지날 때마다 한번 앞 서문을 열며 “나에게 커피 한 잔 대접할 수 없을까?” 하며 저를 당황케 하시던 그 미소를 떠 올릴 때마다 그립습니다. 이따끔 그 찻집에 들러 선배님의 숨결을 그리며 혹시 자리를 함께 할 수 있으리라는 속절없는 기다림 속에 추억만 되씹어 보는 허망함을 느끼곤 한답니다. 셀수 없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엽서 한 장 띄우지 못한 허물을 그 때 그 미소로 안아 주세요. 언제쯤이면 그 찻집의 커피향 맡으며 정을 나눌 수 있을까요. 개나리 꽃잎, 입 벌리는 새 봄까지 기다려 보렵니다. 오늘도 안녕을.

 

/김영술(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