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택의 알쏭달쏭 우리말] 구수한 사투리

설총이 방언(方言)으로 구경(九經)을 읽었다는 그 ‘方言’은 원래 사투리라는 뜻이 아니라 중국에 대한 비칭(卑稱)인 ‘新羅地方言’(삼국사기)이라는 뜻이었단다.

 

여기서 말한 구경(九經)은 유학에서 말하는 경전(經典) 분류법의 하나로, 역(易), 서(書), 시(詩), 예(禮), 악(樂), 춘추(春秋), 논어(論語), 효경(孝經), 소학(小學)을 말한다.

 

크게 보면 언어 자체가 방언인 셈이다.

 

영어 쪽에선 프랑스어가 방언이 되고, 프랑스어쪽에선 독일어가 방언인가 하면 외계인(外界人)의 귀엔 지구상의 6천5백여 지구어(地球語)가 방언으로 들릴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우리나라 8도 방언처럼 지역에 따라 기가 막힐 사투리가 다 있는 나라도 많다고 한다.

 

그래선지, “구수한 사투리가 친근감을…….”

 

“구수한 고향 사투리에 눈물이 왈칵…….”해 가며, 길이길이 보우(保佑)하고 활용하자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사투리는 결코 구수하지도, 장려할 만한 말도 아니다. 방언(사투리)은 속어(俗語), 비어(卑語), 은어(隱語), 토어(土語), 와어(訛語) 등과 같은 격(格), 같은 항렬이기 때문이다.

 

사투리가 구수하다면 속어는 달콤해야 하고, 비어는 짜릿해야 할 것 아닌가.

 

마중나온 고향말, 타향에서 만난 고향 목소리끼리 구수한 것이지, 고향 아닌 곳에서 나오면 구수하다는 대접을 받을 수 없다. 공적으로 칭찬받아서도 안되고, 장려되어서도 안 될 비표준어일 뿐이다.

 

사투리가 그렇게 구수하다면 ‘구수한 8도 사투리’로 뉴스도 전달하고, 해설도 해야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그렇지 않는 것은 사투리의 ‘의사 전달의 한계성’ 때문인 것이다.

 

그러니까 사투리는 인정은 하되 자랑으로 여겨 권장할 일은 아니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