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철새

사이먼과 가펑클이 불러 히트한 엘콘도 파사(El Condor Pasa)는 지금도 대중적 인기를 누리는 노래중 하나다. 우리 말로 ‘철새는 날아가고’로 번역되는 이 노래는 자신을 계절이 바뀌어 떠나는 철새에 비유한다. 여기서 콘도르(Condor)는 당초 아메리카 원주민인 잉카인들이 신성시 했던 새라고 한다.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달팽이가 되기 보다는/ 참새가 되고 싶어요/ 맞아요 할 수만 있다면/ 정말 그렇게 되고 싶어요//… // 지금은 멀리 날아가버린/ 한 마리 백조처럼/ 나도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요// …”

 

철새는 이 노래처럼 ‘자유’의 이미지도 있지만,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나야 하는 ‘이별’의 애틋함도 있다. 반면 정치 시즌에 이익만을 쫒아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정치인을 빗대기도 한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도전하는 철새의 지혜를 배우자는 경영담론도 눈길을 끈다. 철새의 이동은 철저히 ‘경제적 효율성의 원칙’을 따른다는 것이다. 영국의 조류학자 데이비드 랙(David Rack)에 따르면 철새의 이동은 사망률이라는 ‘비용’과 번식률이라는 ‘이익’ 사이에서 이익이 비용보다 클 때 일어난다고 한다. 더불어 철새들은 최대한 효율적으로 비행하기 위해 일렬이나 V자 형태로 무리를 지어 날거나, 기류를 이용해 연료인 체내 지방의 소모를 최소화 한다는 것이다.

 

한편 철새는 고병원성 조류독감(AI)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2003년과 2006년 서해안 일대를 중심으로 조류 사육 농가에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 질병에 감염된 철새가 내륙의 닭과 오리 등 가금류에 바이러스를 전파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아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이달부터 과학적인 규명에 나섰다. 우리나라를 찾는 철새에 DNA칩을 부착시켜 모니터링에 들어간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철새들이 266종이 있다. 겨울새 112종, 여름새 64종, 나그네새 60종 등이다, 또한 철새도래지로는 낙동강 하구 을숙도와 서산 천수만, 창원 주남저수지 등이 유명하다. 군산 금강하구도 우리나라 5대 철새도래지중 하나로 꼽힌다. 이곳에서는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하늘을 가득 메운 철새들의 장관을 볼 수 있다. 철새조망대와 나포 십자들을 중심으로 21일부터 군산철새축제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