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생색내기용 선심성 예산 '지나치다'

도내 대부분의 자치단체가 빚더미에 올라 앉아 있는데다 자체 세수만으로는 소속 공무원들의 월급도 제대로 주지 못할 정도의 취약한 재정자립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도 자치단체들이 재정 건전화 노력은 뒷전인채 생색내기용 선심성 사업 예산을 갈수록 늘리면서 지방재정이 더욱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부작용은 본보와 전국 12개 지방신문이 한국언론재단, 희망제작연구소와 공동으로 ‘지역예산 해부’ 라는 주제의 기획취재 결과 확인됐다. 도내 각 시·군의 소규모 주민복지 시설이나 체육·문화시설의 경우 민선 자치제 도입이후 신설된 물량이 도입 이전 보다 2배에서 최대 5배 까지 증가했다. 철저한 수요조사를 거치거나 경제논리에 따라 늘어났다기 보다 선출직의 입맛대로 세워지면서 선심성 예산집행의 대표적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모정의 경우는 민선 이전 313개에서 96년 이후 무려 5배가 넘는 1661개가 새로 만들어졌다. 공설운동장등 체육시설이나 문화예술회관등 문화시설도 마찬가지다.

 

이들 시설물들은 꼭 필요한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정확한 수요나 주민욕구 증대 측면 보다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들이 생색내기로 추진되면서 예산낭비 등의 폐해를 유발하고 있다. 다른 시설물과 달리 충분한 수요조사 없이 마구잡이로 짓다 보니 운영 콘텐츠가 부실해지면서 한정된 주민들만 이용하는등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 이를 반증해주고 있다.

 

단체장이나 지방의원들이 이처럼 불요불급한 선심성 사업에 열중하는 이유는 차기 선거를 의식하기 때문이다. 다른 정책 사업보다 손쉽게 주민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것이다. 주민들의 문화욕구 충족및 지역화합을 명분으로 경쟁적으로 개최하는 지역축제의 경우도 비슷하다.

 

진정으로 주민들의 복지증진과 문화여가 서비스 확충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는데 필요한 사업이라면 빚을 얻어서라도 추진하는데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부작용 행태를 고치지 않고 세금을 낭비하는 것은 혈세를 납부한 주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단체장의 예산낭비를 감시 견제할 지방의회 까지 묵인 내지 동조하면 지방자치의 근간이 흔들린다. 자치단체 스스로 살림살이 자세를 획기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정부도 보완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