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고 서울대 법대 교수 法분야 인물 총정리 저서 출간

"각 분야마다 자신의 분야에 헌신해 발전을 일궈낸 인물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절실합니다."

 

구한말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국내 대표적 법률가와 법학자의 생애와 법사상을 총정리한 책이 현직 교수에 의해 출간됐다.

 

최종고(60) 서울대 법대 교수가 34인의 판사, 검사, 변호사의 생애와 업적을 정리한 '한국의 법률가'와 국내 대표적 법학자의 31명의 생애와 사상을 조명한 '한국의 법학자'(이상 서울대출판부) 두 권의 책을 내놓은 것.

 

각 인물 별로 생애와 법사상, 연보를 담아 삶의 궤적과 우리 법에 남긴 발자취를 쉽게 알 수 있도록 구성했다.

 

법률가 편에는 헤이그 특사로 파견돼 독립 의지를 세계에 천명한 최초의 검사 이준부터 시작해 해방 후 한국법의 기초를 닦은 김병로, 한국 최초의 여성 변호사 이태영을 거쳐 인권 변호사로 존경받던 조영래에 이르기까지 국내 대표적 법률가를 조명했다.

 

허헌, 조소앙 등 납북 법률가도 포함했고, 전봉덕 같은 '친일 법률가'에 대해서는 공과를 균형있게 봐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법학자 편에는 구한말 최초의 '법학통론' 저자인 유성준부터 한국인 최초의 법학교수 최태영, 작가로도 유명했던 유진오 등 법학계에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긴 인사들의 생애와 업적을 살폈다.

 

최종고 교수는 14일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어떤 분야든 그 분야를 발전시켜온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연구가 활발하지 않은데 내 분야만이라도 일단 시작해보자는 뜻에서 책을 내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후배들을 보면 선대가 간 길에 별로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국가가 나서 이런 연구를 제도화해 분야별로 정리해 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30년 전 독일 프라이부르그대 유학 시절 독일 학자 에릭 볼프가 쓴 '독일정신사에서의 위대한 법사상들'을 읽고 감명받아 이런 작업을 결심했다고 한다.

 

20년전부터 의미 있는 인물을 선정해 틈틈이 연구와 저술을 병행했고, 기록이 많이 남아 있지 않은 구한말 인물들은 후손들을 인터뷰해 자료를 모을 정도로 많은 품을 들였다.

 

올해 환갑을 맞은 최 교수는 "때마침 회갑에 맞춰 책을 내게 돼 더 뜻깊다"면서 "출판기념회에 책에 수록된 인물들의 유족을 초청해 감사를 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6일 서울대 근대법학교육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리는 출판기념회에는 한국 최초의 변호사인 홍재기 변호사의 손자와 이태희 전 검찰총장의 아들 등 30여명의 후손들이 모일 예정이다.

 

법률가편 616쪽, 2만원. 법학자편 712쪽, 2만3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