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용역남발 막게 과제심의위 설치를

정부나 각 자치단체들이 활용하는 예산은 국민의 혈세로 조성된다. 그러기에 예산을 쓰는 기관에서는 당연히 한 푼이라도 아껴쓰고 효율적으로 집행되도록 관리해야 함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정부나 자치단체가 추진하는 사업 가운데 불필요하게 예산을 집행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용역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과제인데도 외부기관에 의뢰해 예산을 낭비하는가 하면, 일부 과제는 실효성이 적어 용역이 납품된 후 활용하지 않거나 심지어 사무실에 사장시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 일부는 단지 면책용으로 발주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최근 진안군 의회에서 지적된 사례 역시 아직도 일선 기초 자치단체에서 용역 남발이 여전함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진안군의 경우 기술및 학술 목적등으로 수행된 용역과제와 예산은 지난해 101건에 43억6425만원, 올해 들어서도 95건에 39억6338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본예산 규모 1931억원에 그치는 군세(郡勢)에 비춰볼 때 지나치게 많은 용역발주라는 지적을 받기에 충분하다.

 

기초 자치단체 기술용역의 경우 대부분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자치단체 공무원들의 자체 능력으로도 능히 수행할 수 있다. 실제 진안군의 경우 토목·건축등 시설직은 55명이다. 이들 대부분은 기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어 다소 복잡한 사업의 설계도 가능한 인력들이다. 자체 능력을 외면한 외부 용역발주 위주의 관행은 시정돼야 한다. 인접한 기초 자치단체가 전문 계약직과 시설직 공무원으로 설계팀을 운영해 자체 용역을 실시함으로 써 불필요한 용역남발을 막고 있는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물론 기초 자치단체 사업의 경우에도 자체 전문성이 떨어지거나 혹은 내부에서 객관적인 평가를 기대하기 어려워 외부 용역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불가피할 때가 있을 것이다. 이같은 판단을 위해 일부 자치단체에서는 자체 조례로 용역과제심의위원회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진안군의 경우 이 위원회가 설치되지 않은 것도 용역남발의 한 원인으로 지적할 수 있다.

 

용역남발로 인한 예산낭비를 막고 용역의 타당성과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심의위의 설치는 필수적이다. 진안군을 비롯 심의위가 설치되지 않은 자치단체는 조속히 조례 제정을 통해 심의위를 설치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