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적인 정부’, ‘비지니스 하기 좋은 나라’ 분야에서 세계 랭킹 1, 2위를 다투는 1인당 국민소득 3만불의 경제 강국 싱가포르.
싱가포르는 특히 2008년까지 세계 유명대학 10개교 유치를 목표로 하는 한편 글로벌 대학 평가에서 20위권을 넘나드는 ‘싱가포르국립대학’이 소재한 교육 강대국이다.
이 싱가포르국립대학(NUS: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에 전북 출신으로서는 처음 교수에 임용된 조승규(46) 경영대 교수가 있다.
전주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나온 조 교수는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 펜실바니아대(University of Pennsylvania)에서 국제무역정책분야 연구로 경제학 박사를 취득하고 지난 2000년 이 곳에 부임, 경제학을 가르치며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조 교수는 1년 중 한 학기는 2∼3 과목을 강의하고 나머지 학기는 연구만 할 수 있도록 하는 조건이 마음에 들어 가족과 함께 NUS에 왔다고 한다.
전략적 무역정책 연구와 관련된 다수의 논문을 저술했고 펜실바니아대 박사 과정 때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 강의가 학생 평가에서 1위를 차지, ‘Teaching award(우수 강의상)’를 받은 조 교수. 이후 NUS에서 경영대 MBA 과정을 맡아 경영대생 요구에 부합하는 경제학 강의노트를 제작, 호평을 받고 마침내 학생 평가와 대학 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Outstanding Educator Award(우수 교육자 상)’를 받을 정도로 수준높은 강의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또 MBA 1년생들이 듣는 필수과목 중 그의 강의가 ‘Best Core Course of the Year(최우수 필수과정 강의)’에 거의 매년 선정되는 등 수업의 질과 자료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는 안밖의 평가다.
이 대학서 만난 한 인도계 학생은 “조 교수의 학문에 대한 열정과 창의적 강의노트가 나로 하여금 경제학에 새로운 눈을 뜨게 했다”고 그를 치켜세웠다.
조 교수는 특히 전공 이외에 일상생활의 현상 이면에 숨어있는 경제학적 진실을 일반인 등에게 전달하는 책을 집필중이다. 예컨데 주중 비행기 요금이 주말 요금보다 비싼 이유, 음료수는 저가항공사가 유료인데 인터넷서비스는 오히려 고급호텔이 유료인 이유 등 일반의 상식과 고정관념에 어긋나는 현상에 대한 경제학적 해석과 통찰을 제시하고 싶어서다.
이와 관련 그는 일상생활의 거의 모든 이면에는 경제학적 동기가 숨어있다는 확신아래 수년간 메모를 작성했다며 내년에 한국어로 책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로 싱가포르 생활을 마치고 유럽으로 둥지를 틀 조 교수는 네덜란드의 자유대학, 암스테르담 대학, 에라스무스대학 등 유수 대학들과 협상를 진행중이다.
그는 강의, 연구와 동시에 민간 분야와 공공 분야가 접하는 부분, 특히 민간기업과 네덜란드 정부 무역정책간의 게임이론적 측면들에 대한 컨설팅의 기회가 주어지면 자신의 지적 경계를 넓힐 수 있다며 가슴이 설레인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개인적 성취가 삶의 최종 목표가 아니다”며 “학자로서 공부하는 즐거움을 포기하지는 않겠지만 종국에는 개인의 경계를 넘어 다른 지평에서 타인과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픈 꿈이 있다”고 고백했다.
전북대 상대 조선웅 박사의 둘째 아들이기도 한 그가 ‘어떤 형식으로든 한국사회를 위해 삶의 후반부를 바치고 싶다’고 말하는 모습에서 인류의 근간을 고민하는 사회과학자의 진심을 엿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