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따구리] 교육자여, 분하지 않은가

위병기 기자(교육부)

도교육청이 도의회에 제출한 학원법 관련 개정 조례안으로 인해 기숙학원 문제가 연일 논란거리다.

 

재학생이 학기중 기숙학원 수강을 받을 수 없도록 한 이 조례가 제출되자 옥천 인재숙을 운영하는 순창은 물론, 기숙학원을 설립하려는 김제시, 완주군 등도 강력 반발하고 있다.

 

교육청은 입사생과 비입사생간 갈등, 학교수업 분위기 훼손, 학교 공교육 부실화, 교사들의 사기저하, 교육관련 예산의 비합리적 지원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교육은 교육자의 손에 맡겨달라고 말한다.

 

하지만 일선 시군은 전혀 다른 견해다.

 

제대로 된 학원하나 없고 학부모의 경제력은 낮은 농어촌의 경우, 상당수 학교에서 교사들이 수업이 끝나기 무섭게 퇴근해 버리는 엄연한 현실속에서 그나마 실낱같은 희망을 찾을 수 있는게 바로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기숙학원이라는 것이다.

 

양측의 주장은 크게 엇갈려 도의회가 앞으로 관련 조례를 어떻게 처리할지 궁금하기만 하다.

 

도의회가 결단을 미룬채 심의를 지연시킬수록 갈등만 더 부추길 소지가 커 보인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의문점이 있다.

 

교육자치와 일반자치가 엄연히 분리돼 있음에도 왜 시장, 군수들은 교육자치에 개입하려들까.

 

그것은 바로 공교육, 특히 농어촌 공교육이 망가질대로 망가졌기 때문이다.

 

교육 전문가들이 제역할을 못했기에 시장, 군수들이 교육에 개입할 빌미를 제공한 것이다.

 

교육자들이 맡은 역할을 했더라면 과연 일반행정에서 교육을 맡아서 하겠다고 끼어드는 오만한 행태를 보일 수나 있었을까.

 

교직을 천직으로 여겨온 2만4000여명의 도내 교직원들은 이러한 점을 너무 잘 알기에 기숙학원 문제를 참담한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교육자들에게 묻고 싶다.

 

“교육자들이여, 비교육자들이 교육을 맡겠다고 나서는 행태에 분통이 터지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