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감독, 두바이국제영화제서 평생공로상 수상

"한국 문화·영화가 중동에 알려지는 계기되길"

임권택(71) 감독이 15일 중동ㆍ아프리카 최대규모의 영화제인 제4회 두바이 국제영화제(DIFF)에서 평생공로상을 수상했다.

 

임 감독은 이날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에서 열린 두바이 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미국 배우 대니 글로버(서양), 이집트 영화감독 칼리드 유수프(중동)와 함께 동아시아 지역 평생공로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복을 입고 시상식장에 입장한 임 감독은 수상 뒤 "이 상을 저와 오랫동안 영화를 만들어 온 한국 영화인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두바이 국제영화제조직위는 임 감독의 수상을 기념해 그의 100번째 작품 '천년학'과 2002년 칸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취화선'을 상영했다.

 

조직위 측은 "임 감독은 놀랍도록 다작을 하는 예술인이며 무수한 장르와 스타일을 실험해 왔다"며 "그러면서도 그의 고전적인 형식과 한국 정치사에 대한 직관력을 변함없이 유지해 자신의 위치와 목소리를 개척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평생공로상은 동아시아와 서양, 중동 등 3개 지역으로 나눠 세계 영화계에 기념비적인 업적을 세운 영향력 있는 원로 영화인 3명에게 주는 상으로 지난해엔 미국 영화감독 올리버 스톤 등이 수상했다. 앞서 이날 오전 열린 평생공로상 수상자 공동 기자회견에서 임 감독은 "이번 수상으로 중동에 굉장히 생경한 한국의 문화와 영화가 중동에 알려지고 이해를 넓히는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선 지난해 7, 8월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을 배경으로 시아파 무슬림 여성과 기독교 남성의 사랑을 다룬 필리프 아락틴기 감독의 레바논 영화 '폭격'(Under the Bombs)이 최우수상인 '골드 무흐르상'과 여우주연상(나다 아부 파르하트)을 받았다.

 

지난 9일 개막해 16일 폐막하는 이번 두바이 국제영화제는 141개 작품이 경쟁 후보에 올랐으며 인도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와 서양, 아랍권, 아프리카 52개국의 영화가 골고루 상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