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사람에게 띄우는 엽서한장] 배낭 매고 설악산에 갔을때 친구들이 부러워 했습니다

고정완(수필가)

달력이 한 장 밖에 안 남았어요. 날씨가 차가워 감기 걸리기 쉬운 계절인데 선생님 건강 하시지요?

 

선생님은 8년 전 서일초등학교 개교 때 새내기 선생님으로 오셨습니다. 경제위기를 맞아 국민들이 나라를 살리자고 ‘금모으기 운동’을 하고, 학교 시설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어수선한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선생님께서는 학습 준비에 눈 코 뜰 새 없이, 밤늦게까지 열심히 근무하시는 모습을 보고 학부형들은 좋은 선생님 오셨다고 칭찬하고 기뻐 하셨습니다.

 

처음으로 흙도 파고 만지며, 풀인지 화초인지 구별 못하는 아이들과 함께 이마에 흐르는 땀을 씻으시며 웃으시던 모습은 천사와 같이 아름다웠습니다.

 

봄 가을의 등산, 동강 레프팅은 지금도 그립습니다.

 

정년퇴임을 맞아 사주신 등산화, 배낭 정말 고마웠습니다. 선생님의 정을 듬뿍 지고 걸으면, 힘이 솟고 신이 난답니다. 11월 설악산에 갔을 때 친구들 한테 자랑 하였더니, 퍽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기에 어깨가 으쓱 했답니다.

 

처음가신 마음 잊지 마시고, 알차게 꿈을 가꾸는 정원사가 되기를 기원 하겠습니다. 선생님의 따뜻한 정, 고이 간직하고 건강하게 살으렵니다.

 

감사합니다.

 

/고정완(수필가)